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마친 시민들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번주께 코로나19 유행의 ‘정점’을 전망한 가운데, 15일 오후 9시까지 확진자가 처음으로 40여만명을 훌쩍 넘어서며 ‘역대 최다’ 규모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자료를 집계한 결과,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확진자가 전날 32만4917명보다 11만6506명 많은 44만1423명으로 집계됐다. 집계 마감이 3시간 남은 상황에서 이미 기존 최다 규모였던 지난 12일의 38만3659명을 넘어섰다. 자정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1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이보다 훨씬 늘어난 50만명 안팎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당국은 여러 연구기관의 전망치를 종합해 오미크론 유행이 일평균 확진자 31만∼37만명 수준에서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오는 23일을 전후로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정점 규모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21일 개편될 거리두기 조정안을 18일께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신규 확진자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 9만5234명, 경기 9만3619명, 부산 3만1037명, 인천 2만8893명, 경남 2만4609명, 대구 2만1572명, 경북 1만9422명, 충남 1만8212명, 전북 1만7444명, 충북 1만7322명, 전남 1만6149명, 울산 1만3921명, 강원 1만2761명, 광주 1만1044명, 대전 9738명, 제주 6697명, 세종 3749명이다.
이날 확진자 폭증은 주말에 감소했던 검사 인원이 늘어난 데다, 전날부터 병·의원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최종 확진으로 인정하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통령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총괄조정팀장은 이에 앞서 이날 방대본 백브리핑에서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인정하면서 확진자가 다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고, 향후 예측치에도 일정 정도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신속항원검사의 위양성률을 5~10%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5% 내외의 확진자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다.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정부는 16일부터 50대 기저질환자를 코로나19 재택치료 집중관리군에서 제외하고, 병원 입원 뒤 확진된 경증 환자를 일반병상에서 치료하도록 했다.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으로 의료체계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행정·의료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앞서 15일 오전 브리핑에서 “50대 기저질환자는 재택치료 시 일반관리군으로 분류하고, 60살 이상과 면역저하자(암, 장기이식, 면역질환 등으로 치료 중인 사람)만 집중관리군으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50대 환자의 치명률이 거의 0%에 가깝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먹는 치료제 처방이 확대돼 평소 다니던 동네 병·의원에서 처방을 받는 것이 더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60살 이상 등 집중관리군으로 분류된 확진자라도 평소 이용하던 병·의원 이용을 희망하는 경우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정부는 28만명 이상의 집중관리군을 관리할 수 있으며, 향후 32만6000명까지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재택치료자는 161만3186명이고 이 중 집중관리군은 24만6326명이다.
아울러 정부는 중증이 아닌 환자는 입원 뒤 확진되더라도 일반병상에서 계속 치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또 코로나19 확진자 기저질환 치료는 격리(음압)병상보다는 일반병상에서 먼저 진료하도록 입원진료체계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단, 입원 중 코로나19 중증으로 음압병실에서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시·도 병상배정반에 병상 배정을 요청하도록 했다. 또 응급실을 거쳐서 들어온 환자, 거점전담병원 특수환자,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 환자 등은 기존대로 코로나19 전담병상에 자체 수용이 가능하다.
한편, 고재영 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이날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부족 현상과 관련해 “수요가 일시적으로 급증해 공급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물량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며 “유통상 문제”라고 설명했다.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부족과 관련해서도 11만명분의 재고가 있다고 밝혔다. 고 팀장은 “시·군·구별, 기관별 재고 편차 탓에 일시적 재고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며 “물량을 재분배해 편차를 해소해나가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악템라주’(토실리주맙)를 긴급사용승인했다. 악템라주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에 효과가 있어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식약처는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치료제 공급 부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긴급사용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