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PCR과 신속 항원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하루 확진세가 20만명대로 감소했지만,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더 강한 전염력을 가진 스텔스 오미크론(BA.2)의 영향으로 정점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1일 0시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20만9169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하루 확진자 33만4708명보다 12만5539명 줄었고, 일주일 전 월요일(30만9779명)보다도 10만510명 적다. 주말 검사건수 감소로 인한 ‘주말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확진 규모가 확연하게 줄었다. 지난 15일부터 1주간 신규 확진자 수는 36만2303명→40만694명→62만1281명→40만7016명→38만1454명→33만4708명→20만9169명으로 17일 62만명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난게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지만 방역당국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3월14일부터 의료기관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진단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토·일요일은 진료하지 않은 병·의원이 상당수 있어 (검사 건수가 줄어듦에 따라 신규 확진자가 줄어드는) 그런 부분들이 오늘 통계에 반영된 것 같다”며 “(정점이 꺾였는지 여부는) 이번주의 확진자 발생 동향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다만 보건소에서 시행한 신속항원검사의 검사 양성률이 15%에서 최근 10%대로 조금 낮아진 측면이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오미크론 하위 변위인 BA.2의 확산도, 코로나19 감소세 전환을 낙관할 수 없는 이유다. BA.2 변이는 기존 오미크론 보다 30%정도 전파력이 높은 바이러스로, 현재 전세계 점유율 60%를 차지하는 등 우세종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그 비중에 크게 늘고 있는데 3월 둘째주(3.6.~3.12) 26.3%이었던 비율이 지난주(13~19일) 41.4% 수준까지 늘었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미국이나 유럽도 스텔스 오미크론 영향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며 “국내에서도 감소세 전환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확진가가 늘어남에 따라 사망자도 늘고 있다. 지난주(13~19일) 숨진 사망자만 1957명으로 전체 사망자 가운데 15.3%가 지난주에 숨졌다. 이날 사망자 역시 329명으로 역대 두번째 규모다. 방역당국은 “지난주 숨진 사망자는 60살 이상 고령층, 미접종자 그리고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대다수였다”며 “최근 5주간 사망자 가운데 43.7%가 미접종자, 1차 접종자였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주간 사망자의 30%가 요양병원의 입원 환자, 요양원의 입소자라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현재 300명대 사망자는 2주 전 하루 확진자가 10∼20만명대일때 감염된 이들이다”며 “하루 확진자 40~60만명 시기에 확진된 분들 앞으로 1~2주 내에 나올 수 있다. 하루 사망자가 600∼900명까지 나올 수 있고, 신규확진자 정점이 내려가는 시기 의료현장에서는 위중중환자·사망자가 나와서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