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코로나19 사망자가 역대 최다인 470명으로 집계됐다. 25일부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로 양성 판정을 받은 고위험군(60살 이상·면역저하자)도 ‘셀프치료’를 하게 된 가운데, 적극적인 먹는 치료제 처방과 요양병원환자 관리, 응급의료체계 보완을 통한 ‘고위험군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사망자 집계(0시 기준)를 보면, 하루 사망자가 전날 291명보다 179명 급증한 470명이었다. 역대 최다일 뿐 아니라, 종전 최다로 집계된 17일 429명보다 41명이나 많다. 주간 단위로 살펴봐도 최근 일주일(18∼24일) 하루 평균 사망자는 346명으로, 그 전주(11∼17일) 하루 평균 262명보다 84명이나 증가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입원한 다음 열흘 정도의 기간을 거쳐서 사망하게 된다. 지금 사망자가 늘어난 것은 그 이전에 확진자가 크게 증가했던 것에 영향을 받았다. 앞으로 조금 더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사회전략반장은 “(오미크론 경증인) 기저질환 중증환자의 사망이 코로나 사망으로 같이 잡혀서 그런 것 같다”고 부연했다.
향후 사망자가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는 “지금 위중증 환자는 사망자 규모가 너무 커서 안 늘어나는 상황이다. 심각한 문제”라면서 “사망자가 두 배 정도는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하다. 두 배는 아니더라도 하루 사망자가 500∼600명을 넘어가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하루 확진자 40만∼60만명 시기에 확진된 분 중 앞으로 1∼2주 내에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 하루 사망자가 600∼900명까지 나올 수 있고, 신규확진자 정점이 내려가는 시기 의료현장에서는 위중중환자·사망자가 나와서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사망자를 최소화하려면 고위험군 관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정부가 되레 25일부터 동네 병·의원 신속항원검사로 확진된 고위험군을 재택치료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먹는 치료제의 적절한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백 교수는 “그간 고위험군에 대한 조기 치료가 적극적으로 되지 않았다. 렘데시비르·팍스로비드·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를 초기에 본격적으로 적극적으로 처방해서 사망자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험군 시설의 의료 문제도 살펴야 한다. 지난주(11∼17일) 집계된 코로나19 사망자(1835명) 중 요양병원·요양원 사망자가 35.3%(647명)였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 환자들의 다수가 치료를 제대로 못 받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든다”며 “중증이든 경증이든 요양병원에서 알아서 책임지라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주 통계를 보면 자택이나 응급 이송 중 사망했던 확진자도 44명이나 됐다. 특히 유행의 ‘정점’ 이후 2~3주간 더 많은 코로나19 응급환자가 나오는 것에 대비해, 응급의료체계와 병상 운용도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탁 전남대병원 교수(응급의학과)는 “확진자가 뇌졸중이 있거나 심근경색 등 질환이 동반됐을 때 사망률이 높다. 응급실로 가는 과정에서 지연돼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응급이송 지연 문제를 해결하려면, 응급실 내 병상 운영 효율화가 필요하다. 전날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하는 응급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혔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인술 충남대 의대 교수(응급의학과)는 “이미 응급실은 다 찬 상태여서 인센티브만으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 “응급실이 코로나19 병동처럼 확진자들이 많다. 이 환자들을 빠르게 병실로 전원하도록 배정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고 2∼3일이 걸리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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