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유행의 정점’이 꺾였다는 정부 판단이 나왔다. 앞서 정부는 수차례 정점을 예측해왔지만, 정점을 넘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두 달 넘게 계속된 오미크론 확산세가 이번 주 들어 다소 꺾이는 모습”이라며 “지난주 대비, 이번 주에는 하루 평균 약 5만명가량 적게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확실하게 감소세로 접어든 것인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지만, 고비를 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3만9514명으로 전날 39만5597명(39만5598명으로 발표 뒤 정정)과 견줘 6만여명 줄었다. 이날 기준 한주 평균 확진자는 약 35만8000명으로, 1주일 전인 지난 18일 기준 평균 확진자 40만5000명과 비교해 12% 정도 줄었다.
정부는 역대 가장 많은 62만1201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 17일이 ‘정점’이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이날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목요일 62만명 정도가 정점이지 않았나
보고 있는 상태”라며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나오고 있지만, (확진자) 감소세로 전환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4일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공개한 ‘수리모델링으로 분석한 코로나19 유행 예측’을 보면 다수의 국내 연구팀도 현재 ‘8인·밤11’ 방역 정책이 유지될 경우 향후 확진자 증가세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팀은 30일 37만3741명, 최선화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혁신팀 연구원은 6일 29만3754명까지 확진자가 감소한다고 각각 예측했다. 30일과 4월6일은 통상 검사자 증가로 확진자 규모도 급증하는 수요일이다.
‘정점’ 이후 2~3주 뒤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증가하는 ‘유행의 여파’가 당분간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확진자가 감소해도 위중증·사망자 숫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기준 위중증 환자는 1085명으로, 지난 8일 1007명 이후 18일째 네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신규 사망자는 393명으로 역대 최고치로 집계된 전날 469명(470명으로 발표 이후 정정)보단 줄었지만,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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