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9시께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 마련된 선별검사소가 평소 동시간대에 비해 다소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하위 변이인 BA.2(스텔스 오미크론) 검출률이 지난주 기준 56.3%로 올라서며 ‘우세종’이 됐다. 방역당국은 유행의 정점은 지났지만, 전파력이 강한 BA.2의 점유율 증가로 감소세가 완만하게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8만7213명(국내 발생 18만7188명, 해외 유입 25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가 20만명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3일(19만8799명) 이후 25일 만이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11주만에 오미크론의 유행이 정점을 지나 서서히 감소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향후 확진자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자료를 보면, 국내외 11개 연구기관이 지난 15일(1곳)~23일(10곳) 수행한 ‘코로나19 국내 발생 예측’에서 9개 연구기관이 이르면 1주 안에 유행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고, 이 중 6개 기관은 2주 안에 30만명 미만으로 전망했다. 또 4주 이내 유행 상황을 예측한 7개 기관 중 4곳이 4주 안에 20만명 미만으로 감소할 것으로 봤다.
유행 속도의 관건은 BA.2 점유율이다. 지난주(3월 넷째 주) 국내 BA.2 점유율은 56.3%로 3월 첫째 주(22.9%)보다 33.4%포인트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국외 유입 사례 중 BA.2 비율도 47.3%에서 71.1%로 증가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BA.2의 점유율이 증가해서 우세종화 되었고 등교 확대, 사적 모임의 증가, 예방접종 참여율의 정체 등으로 정점 이후에도 감소세는 완만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방역당국이 유행 감소세를 다소 소극적으로 판단한 건 전파력이 강한 BA.2의 특징과 다른 나라의 BA.2 유행 상황 때문이다. BA.2는 오미크론과 견줘 전파력이 1.3∼1.5배(30∼50%) 높고, 평균 세대기(앞선 감염자 증상 발현일~뒤이은 감염자 증상 발현일)도 0.5일 짧다. 정 청장은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처럼 유행의 정점이 지나고 2∼3주 있다가 재반등하는 국가들이 있기 때문에 지난주 유행이 감소했지만 BA.2의 영향에 대해서는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BA.2가 코로나 환자들의 중증도를 높인다는 우려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 청장은 “(BA.2가) 백신이나 치료제에선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아직은 중증도를 높인다는 보고들은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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