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2만7190명을 기록해 41일만에 가장 적은 수를 나타낸 4일 서울 중구 서울역 임시 선별검사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41일만에 12만명대로 떨어졌다. 방역당국은 중환자·사망자 역시 감소세라며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지만, 전문가들은 새로운 혼합형 변이 바이러스 ‘엑스이’(XE)의 유행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안심하긴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만7190명이라고 밝혔다. 일주일 전 같은 요일과 견줘 6만여명 줄었으며, 지난 2월22일 9만9562명 이후 41일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주말 효과를 고려해) 수요일부터 다시 확진자가 증가할 것이다. 오늘 줄어든 확진자 수를 절대시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면서도 “주간 평균 확진자가 3월18일 40만5000명으로 정점을 지난 뒤 계속 확진자가 줄어 유행 축소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방역당국은 중환자와 사망자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재원중인 위중증 환자는 1108명으로 지난달 31일 1315명 이후 감소추세다. 신규 사망자 역시 218명으로 300~400명대에서 6일 만에 200명대로 내려왔다. 손 반장은 “위중증 환자가 갑자기 크게 증가하는 현상 없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사망자도 3월24일 이후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기저효과나 통계 밖 사망자 등 ‘통계 착시’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점이라고 예상했던 확진자 수가 과대평가 돼 더 빠르게 감소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루 30만명대 확진자 수는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며 “사망자 역시 화장장 수요가 급증하는 것을 미루어봤을 때 코로나19 완치 뒤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등 ‘초과 사망’이 통계에 잡히는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교수(예방의학) 역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통계만으론 현재 상황을 제대로 알 수 없어 (초과사망 등 다른 자료의) 정확한 데이터도 함께 살펴봐야한다”며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고 짚었다.
‘스텔스 오미크론’(BA.2)’과 ‘엑스이’(XE) 등 변이 바이러스도 향후 유행을 가늠할 변수다. 세계보건기구(WHO) 설명을 종합하면, 오미크론(BA.1)과 BA.2이 조합된 혼합형 변이 바이러스 엑스이는 지난 1월19일 영국에서 600여건 발견됐으며 엑스이의 전파력은 BA.2와 견줘 10%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연구위원은 “영국에서 그 정도 발견됐다는 건 다른 나라로 퍼졌을 가능성이 있고 감시망을 벗어나 있는 다른 변이들도 있을 것”이라며 “엑스이가 대유행을 견인할 가능성은 적지만 하루 몇만 명도 의료체계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감시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 반장은 “그리스 알파벳이 바뀌는 변이와 그렇지 않은 범주의 세부 변이의 심각도는 다르다”며 “엑스이는 오미크론 계열의 변이에서 (재조합된) 변이로 가고 있는 것으로, BA.2가 BA.1에 비해 전파력은 빠르지만 대처나 전략이 달라질 정도의 차별점이 없는 것처럼 엑스이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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