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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생활치료센터 단계적 감축…“유휴인력 5천명, 중환자에 집중할 것”

등록 2022-04-08 17:17수정 2022-04-08 18:54

‘일상 의료체계’로 전환 속도
중등증 병상 30% 줄이고 일반격리 병상으로 전환
김 총리 “감염병 등급 조정, 늦지 않게 결론내릴 것”
지난 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시립서북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병동의 환자들들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시립서북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병동의 환자들들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증이 아닌 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하는 중등증 병상이 줄고, 경증·무증상 환자가 머무는 생활치료센터는 해체 수순을 밟는다. 코로나19 유행의 정점을 지나며 정부가 ‘일상 의료체계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수요가 줄어든 해당 시설의 병상을 축소하는 대신 유휴인력 등 의료 자원을 일상·고위험군 진료에 쓰겠다는 취지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중등증 입원병상과 생활치료센터의 여유가 너무 커지면서 유지비용과 투입자원에 대비해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중등증 병상 및 생활치료센터 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중환자와 준중환자 전담병상은 현재의 규모를 계속 유지한다.

중등증 병상은 무증상·경증과 중증 사이의 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하는 격리 병상으로, 감염병전담병원과 거점전담병원 일부가 해당 병상을 담당하고 있다. 중등증 병상 가동률은 지난 1월30일 39%에서 2월27일 54.3%까지 올랐다가 이날 35.0%로 줄었다. 정부는 감염병전담병원의 중등증 병상 2만4618개의 약 30%에 해당하는 7000여병상을 18일부터 일반격리병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중등증 병상이 일반격리 병상으로 전환되면, 시도 환자관리반의 ‘병상 배정’을 받지 않는다. 일반격리 병상도 일부 음압병상이 있을 수 있지만, 별도의 병상 배정 없이 외래진료센터와 일반 병원의 판단에 따라 환자가 이용할 수 있다. 이미 서울대학교 병원 등은 일반격리 병실에서 코로나 환자를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격리 병상으로 전환된 병상에 대해선 손실보상금도 지원되지 않는다. 그동안 정부는 코로나 환자 치료병상을 확보하고 이들 치료로 일반환자 진료비가 감소하는 부분에 대해 ‘손실보상금’을 지원해 왔다. 지난달 기준 정부가 치료병상 확보를 이유로 감염병전담병원에 지급한 손실보상금은 2176억원이다. 다만 입원격리 병상 치료를 활성화하기 위해 10만∼54만원의 ‘통합격리관리료’ 명목의 건강보험 수가가 한시적으로 지원된다.

정부는 경증·무증상 환자를 치료하는 생활치료센터 역시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생활치료센터의 가동률은 지난 1월30일 50.9%로 절반을 넘었지만, 재택치료를 확대한 지난 2월 중순 이후 20%대를 유지하다 이날 18.4%까지 떨어졌다. 손 반장은 “생활치료센터의 가동률 추이와 병상 현황, 입소 수요를 반영해 단계적 감축에 들어간다”며 “중장기적으론 생활치료센터 폐지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노숙인과 가정폭력피해자 등 격리 공간 확보가 어려운 주거 취약자를 위한 최소한의 필수 병상은 유지한다.

중등증 병상과 생활치료센터 감축 등으로 발생하는 유휴 인력에 대해서 손 반장은 “매일 중수본에서 파견하는 5000명은 일부 감축할 수 있다”며 “감축 인력은 현장 수요가 높은 중환자 진료나 요양병원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며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만5333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지만, 코로나19 사망자는 373명 발생해 직전일 348명보다 25명 늘었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현행 1등급에서 2등급 이하로 낮추는 등급 조정의 일환이다. 이날 김부겸 총리는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에 대한 인식과 대응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감염병 등급 조정에 대해 늦지 않게 결론내리겠다”며 “감염병 조정 전면 개편 전 실행 가능한 부분은 우선 조정·보완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 반장은 “중등증 입원 병상의 생활치료센터 축소 등과 같이 1등급 조정 전이라도 현재 상황상 조정이 필요한 부분들에서는 묶어서 함께 처리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들을 계속해 나간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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