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서초구 서초구 삼광의료재단에 문을 연 내·외국인 관광객 전용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한국여행업협회(KATA) 관계자가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연휴로 인한 감염 확산, 백신접종 효과 감소 등의 요인으로 확진자 감소가 둔화되거나 오히려 늘 수 있다고 분석한다.
9일 0시 기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집계를 보면,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는 2만601명이다. 1주일 전인 지난 2일(2만76명)보다 525명 늘었다. 지난 3월14일(30만9768명) 이후 매주 월요일 기준 신규확진자는 7주 연속 감소해왔는데, 8주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유행 감소 추이가 둔화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이런 추세 진입하는 것인지는 좀 더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이어 “작년 여러 유행 때는 거리두기를 대폭 강화하면서 확산을 억제했지만, 오미크론(유행) 때는 오히려 거리두기를 완화하면서 다수 감염 발생으로 면역을 확보하고 (그 결과 유행이) 자연스럽게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며 현재 오미크론 유행 상황은 지난해와 달리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런 정부 대응의 변화로 방역당국은 유행이 긴꼬리 형태로 계속될 거라고 분석했다. 손 반장은 “유행이 종식으로 가기보다는 상당 기간 어느 정도 유지될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소규모 유행이 계속 지속되는 상황이 가을철까지 반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긴꼬리 형태의 유행 지속은 예상된 상황이었지만,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 3만명대로 정체가 다소 높게 형성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나온다. 9일 0시 현재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3만8천명 수준이다. 앞서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5월 중순께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명대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방역완화 이후 연휴로 인한 이동량 증가가 확진자 감소세 둔화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관 동국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거리두기 해제 뒤 2주까지는 확산에 영향을 적게 준 것 같다. 하지만 어린이날 징검다리 연휴 때 가족단위 친밀한 모임이 증가하면서 그 과정에서 (감염이) 확산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8일 사적모임·영업시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고, 25일에는 실내 취식이 허용됐다. 5월2일부터는 실외 마스크 의무가 해제됐다.
새로운 변이의 등장과 백신접종 효과 저하로 확진자 감소가 정체되거나 이달 말 이후 유행 규모가 소폭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행하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BA.4, BA.5)와 뉴욕에서 유행하는 변이 BA.2.12.1의 전파속도가 빠르고, 5∼6월 되면 3차접종 이후 항체가(특정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수준)가 떨어져 재감염이 늘 수 있다”며 “5월 말이나 6월초에는 확진자가 다시 늘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확진자 감소 둔화는 하나의 신호일 수 있기에 단순히 넘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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