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보건소 코로나19 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최근 코로나19 유행의 정점이 당초 예상보다 낮은 20만명 안팎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이 경우 ‘전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 없이도 재유행에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당초 예상보다 BA.2.75(켄타우로스) 변이의 영향이 크지 않고 최근 증가세도 다소 둔화돼 (하루 확진자) 20만명 수준에서 정점이 예상보다 빨리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 15일 상황을 기준으로 유행의 정점은 8월 중순∼말께 오고, 이 시기 하루 확진자가 25만명 안팎이 될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전파가 빠르고 면역회피력이 센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2.75의 영향을 반영한 전망이었는데, 당시 전망에 비해 확진자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8만5320명으로, 일주일 전 보다 약 1.24배 증가했다. 주간 일평균 확진자 역시 약 1.37배 늘었다. 6월 넷째 주(6.19~6.25)이후 7월 셋째주(7.17~7.23)까지 한 주에 확진자가 2배로 증가하던 ‘더블링’이 멈춘 것이다.
방역당국은 사망자도 지난해 말∼올해 초 델타 변이 유행 시기(지난해 12월23일 사망자 109명 발생이 최대)와 유사하거나, 지난 3월 오미크론 유행 당시 최대인 400명대보다는 낮은 수준을 예상했다. 이날 사망자는 35명으로, 주간 하루 평균 1.48배 느는 증가세를 보였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사망자 발생과 관련해 “지금 유행하고 있는 이 6차 유행의 치명률은 0.06%(누적치명률 0.13%)이다. (델타, 오미크론 유행에 비해) 굉장히 낮다”며 “더 적극적으로 4차 백신을 맞고, 고위험군에 치료제를 투여하면 치명률이 0.05% 혹은 더 밑으로 떨어져서 독감 치명률(0.03%)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존에 ‘하루 확진자 최대 30만명’까지 대비하겠다고 했는데, 예측 범위 이내로 유행이 전개될 경우 사적모임 인원·시간 제한 같은 일률적인 사회적인 거리두기 조처는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준비된 방역·의료역량으로 유행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백 청장은 “질병 특성과 대응 여건 등이 변화된 상황을 반영해 일률적인 거리두기보다는 국민 참여에 기반한 일상방역의 생활화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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