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충남 태안군 안면읍 창기2리 경로당에서 열린 태안군보건의료원의 ‘경로당 순회 주치의 사업’ 현장에서 의료진이 어르신의 혈압과 혈당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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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아침에 식사하시고 아무것도 안 드셨죠? 혈당이랑 콜레스테롤 체크할 건데, (혈액을 채취하는) 바늘 들어갈 때 조금 따끔해요.”
지난 2일 오전, 서혜순 간호사의 다정한 말투에 안순자(78)씨가 “괜찮여”라며 웃었다. “이제 혈압 잴게요. 135에 66. 어머니, 저번에 제가 정상이 얼마라고 했죠?” “몰르겄어.” “응, 제가 또 말씀드릴게요. 정상 수치는 120에 80인데, 이렇게 되려면 음식은 짜지 않게 드셔야 돼요. 아버지랑 어머니 두분 다 암도 있으셨기 때문에 관리를 잘해야 되잖아요.” “응, 나 갑상선암 있고 4년 됐는디, 해초는 절대 먹지 말랴. 그런 걸 좋아하는디 김을 먹을 수가 있나, 미역국을 먹을 수가 있나, 하나 먹지 말라 하고. 정 먹고 싶으면 한달에 한번만 먹으라 하데? (그럴 거면) 안 먹는 게 낫지.(웃음)” “(웃음) 맞아요. 아예 안 먹겠다.”
안씨의 ‘건강검진’이 진행된 곳은 충남 태안군 그의 자택이다. 서 간호사는 태안군보건의료원 방문보건팀 소속이다. 보건의료원은 쉽게 말해 병원 기능이 더해진 보건소로, 전국에 15곳이 있다. 정부가 전국민 의료보험 도입을 앞두고 종합병원이 들어서지 않은 의료취약지에 지방정부 관할로 만들게 한 기관이다. 안씨와 서 간호사를 이어준 건 독거노인이나 65살 이상, 만성질환자 등을 1년에 4~8차례 방문해 기초적인 검사를 실시하고, 약 먹는 법, 식생활 개선법, 운동법 등을 알려주는 방문보건 사업이다. 4년 전 당뇨로 태안군보건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은 남편이 먼저 대상자로 등록됐고, 곧이어 안씨도 집에 온 간호사를 통해 대상자가 됐다.
서 간호사는 안씨의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 혈당 수치가 정상 범위 안에 있음을 확인한 뒤, 식품군 분류가 된 종이를 보여주며 “이대로 유지되게 관리만 잘” 하는 식습관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제가 초록색으로 표시한 견과류, 생선, 잡곡, 채소, 콩, 두부는 혈관 청소부 역할을 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에 도움이 되니까 규칙적으로 많이 드셔도 돼요. 빨간색으로 해놓은 고기, 장어, 내장, 이런 건 혈관에 기름이 끼게 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게 할 수 있으니 많이 드시진 마시고요. 과일도 당이 있으니 조금만 드셔요.” 이어 다리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되는 운동법을 직접 해 보이며 “아버지랑 같이 매일매일 하세요” 하고 당부했다.
지난 2일 오전 충남 태안군 원북면 안순자씨(왼쪽)의 집에서 태안군보건의료원 소속 서혜순 간호사가 안씨에게 근력강화 운동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이날 서 간호사가 방문한 시간은 50분가량. 어느 병원이 환자에게 이만큼의 시간을 내줄 수 있을까. 어떤 의료진이, 환자가 해조류를 못 먹어서 속상하다는 이야기까지 들어주며 말벗이 돼줄 수 있을까. 바로 그 일을 전국의 보건소에서 ‘취약계층 방문 건강관리’라는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태안군보건의료원에선 간호사 5명이 한달에 600여명을 돌본다. 이 일은 질병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막거나, 만성질환이 있더라도 더 악화되지 않도록 대상자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 돕는, 보건소의 필수적인 역할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했을 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져서, 또는 감염을 두려워한 대상자들이 방문을 거부해서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보건소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가용한 모든 인력을 동원했을 때도 그랬다. 비단 방문 건강관리뿐만이 아니었다. 허종일 태안군보건의료원장은 “코로나19가 심했을 땐 인력 대부분을 선별검사소, 호흡기 클리닉 진료 보조, 역학조사, 약 배달 업무 등에 투입해야 해, 다른 업무는 중지되거나 굉장히 축소됐었다”며 “취약계층 방문 관리, 만성질환 관리도 그랬지만, 제일 타격을 입은 건 건강증진 사업이었다. 거동 가능한 분들이 운동을 배우거나 만성질환 예방 교육, 금연 교육을 받는 사업은 사람이 모이는 것 자체가 금지되니 아예 할 수가 없었다”고 돌이켰다. “지역주민의 건강증진 및 질병 예방·관리를 위한 지역 보건의료서비스의 제공”(지역보건법 11조 1항 5호)이라는 보건소 본래의 업무가 ‘감염병 예방·관리’ 하나에만 집중되면서 다른 기능은 사실상 마비됐던 셈이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 진행되면서, 보건소들은 방문 건강관리를 비롯한 대면 사업을 ‘정상화’하고 있다. 21일 오후 부산 사상구 괘법동 한국요양병원 앞 주차장에 ‘마음안심버스’라고 적힌 승합차 한대가 들어섰다. 사상구보건소 위탁기관인 사상구정신건강복지센터가 이 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직원들의 정신건강 평가와 스트레스 검진·상담을 하려고 온 것이다. 승합차 안엔 심장박동으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활성도와 균형도를 확인해 스트레스 정도를 확인하는 자율신경 균형 검사 기계가 설치돼 있었다. 집게 모양의 기구로 손목과 발목을 집은 뒤 1~2분 정도 지나면, 현재의 스트레스 지수와 스트레스 저항도, 피로도 등이 수치화된 결과가 나온다. 결과지를 바탕으로 사상구정신건강복지센터 간호사가 필요한 상담과 조언을 해준다. 이날 40여분 동안 검사를 받은 병원 직원은 10여명. 이 병원 박희정 간호사는 “자율신경 균형도가 ‘매우 불균형’으로 나온 것 말고 나머지는 다 괜찮은 걸로 나와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오후 부산 사상구 괘법동 한국요양병원 주차장에서 사상구보건소와 사상구정신건강복지센터가 운영하는 ‘마음안심버스’를 이용하려고 이 병원 직원들이 신청을 하고 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올해 1월 시작한 마음안심버스는 이곳을 비롯해 사상구의 병원 여러곳과 대기업 몇군데를 반기 또는 분기별로 방문한다. 복지관 3곳과 청소년 단기쉼터 등은 한두달에 한번 간다. 주로 돌봄노동·감정노동을 하는 탓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이 모여 있거나, 근골격계 질환이 우려되는 곳들이다. 지역주민 15명 이상이 신청하면 찾아가기도 한다. 손주연 간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간호사, 임상심리사, 정신건강전문요원 등이 상담을 맡고, 작업치료사는 신체 재활과 관련한 조언을 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럼 이제 괜찮아진 걸까. 실내 마스크 착용도 ‘권고’로 바뀌고 코로나19도 풍토병화하는 분위기니, 보건소의 전쟁 같았던 날들도 무용담으로 남기면 그만인 걸까. 안여현 사상구보건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답은 ‘그렇지 않다’다. “동마다 주민들 혈압·혈당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치매·우울 검사도 해주고 걷기 등 운동하는 자생단체를 지원하는 마을건강센터가 있어요. 거기서 일하는 간호사들도 다 보건소로 와서 코로나19 역학조사에 투입이 됐으니, 센터도 제대로 운영이 안 됐죠. 그러다 작년 3월부터 3개월 동안은 아예 문을 닫았고요. 몸이 좀 이상하다 느낄 때 가서 검사나 상담을 할 수가 없으니까 주민들 항의도 많았죠. 지나고 보니까 흡연율 같은 건강 지표가 많이 떨어졌더라고요.” 국민 건강관리의 ‘실핏줄’이 한동안 한곳으로만 흐른 여파가 만만찮다는 설명이다.
자율신경 균형 검사 기계가 설치된 마음안심버스 내부 모습. 조혜정 기자
사실, 코로나19 이전까진 보건소를 무료로 인바디 측정을 하고 금연 패치를 받는 곳 정도로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초유의 감염병 사태를 겪으면서 보건소가 지역 건강관리의 핵심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2021년 12월,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이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서울시민 보건소 서비스 경험과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보건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다’, ‘신뢰감이 생겼다’는 대답이 각각 50%가량 된다. 보건소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대답은 각각 80% 이상이었다.
하지만 보건소가 처한 현실은 이런 인식에 제대로 부응하기 어렵다. 가장 큰 문제가 인력 부족이다. 허종일 원장이 토로했다. “지역 내에 자원이 별로 없으니, 의사고 간호사고 간호조무사고 구할 수가 없었어요. 아침 7시 반~8시에 출근해서 새벽 1∼2시에 퇴근하는 상황이 오래되니 휴직자까지 생겼죠. 농어촌은 고령층이 많아서, 방역수칙이나 격리 안내 공지를 전달하는 데도 애를 먹어요. 잘 못 알아듣고, 잘 협조하지도 않고. 도시에선 열 사람 통화할 시간에 여기선 한 사람이랑 전화기를 붙들고 있어야 하는데다가, 휴대전화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많으니 연락이 안 되면 집까지 쫓아가서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지 확인을 해야 해요. 지역이 넓으니 왔다갔다 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죠. 결국 간호조무사 등의 면허가 없는 일반인이라도 매뉴얼 외워서 전화라도 받을 수 있게 하는 수준으로 대처했어요.”
지난 1일 오후 충남 태안군 태안군보건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거동이 불편한 한 주민이 차 안에 머무르며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도시는 좀 나을까. 안여현 소장의 설명은 그렇지 않았다. “사상구보건소 의사가 원래 3명인데, 지금 저 포함해서 2명뿐이에요. 정규직으로는 아무도 지원을 안 하고, 임기제나 기간제로 뽑은 사람들도 몇개월 만에 다 나갔어요. 제가 전에 있던 남구보건소에서도 2년 넘게 제 후임자를 못 뽑고 있어요. 보건소에 의무사무관으로 들어오면, 의사들이 기대하는 월급과는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니까 그런 거겠죠. 병원에서처럼 내가 판단을 내려서 진료를 보고 이후 계획을 세우고 의견을 내면 수용되고 이런 게 공무원 조직에선 거의 없으니까 답답한 점도 있을 거예요. 진료 보러 온 환자들도 ‘별 볼 일 없는 의사’라는 태도를 보일 때가 있으니까, 명예를 누리지도 못하고요. 보건소 정규직 50여명 중에 코로나19 거치면서 휴직하신 분이 15명이에요. 의무직과 간호직에서만 퇴직하신 분이 5명이고요. 힘들잖아요. 그러니 사람이 너무 없죠.”
한창때보단 코로나19 관련 업무가 줄었으니 인력 부족이 엄살이라 여긴다면, 그건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소리”(허종일 원장)다. ‘위드 코로나’ 시대, 여전히 하루 확진자가 1만명 안팎으로 나오는 탓에 보건소의 주말 당직, 야간 업무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어린이 무료접종 17종, 겨울 인플루엔자 접종, 65살 이상 폐렴구균 접종 정도였던 예방접종 업무는 코로나19로 두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 백신 배송 관리, 배송 위탁기관 점검, 접종에 사용하는 주사기 수급 관리, 이상반응 신고 접수는 기본이고, 수시로 달라지는 백신 종류, 접종군, 접종 병원 숙지까지 정신이 없다. 병원에 예방접종 비용을 상환하는 일도 보건소 몫이다. 이 때문에 사상구보건소에선 여전히 관내 마을건강센터 간호사 12명 가운데 4명이 파견 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민생경제의 어려움과 행정환경 변화 등을 감안해” 공무원 수를 줄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허종일 원장은 “우리 의료원 정규직 87명 중에 휴직자가 13명인데, 여기서 인력을 더 감축하면 감염병 대응뿐만 아니라 다른 업무도 못 한다”며 답답해했다.
보건소의 진료 기능이 과도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는 ‘포스트코로나 보건소 기능 및 조직 재정립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보건소의 진료 기능을 축소하고, 취약계층 방문 건강관리 사업, 만성질환 관리, 정신건강 증진 사업 등 필수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안여현 소장은 크게 공감했다. “코로나19 이전 남구보건소에 있을 때, 심할 땐 하루 진료 인원이 500명이 넘을 때도 있었어요. 허목 당시 소장님 포함해서 의사 셋이서 봤는데, 식사는 제때 하냐, 술 얼마나 먹냐, 운동 얼마나 하냐 이런 걸 물어보는 진료가 됐겠어요? 진료비 500원, 물리치료비 1000원으로 비용이 워낙 저렴하니까 많이들 찾는 건데, 병원이 많은 도시 보건소는 취약계층이 아닌 사람은 진료하지 말아야 해요. 보건소는 진료하는 곳이 아니라 생활 습관을 교정해 질병을 막고, 만성질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곳이니까요.”
다만, 농어촌 지역은 얘기가 다르다. 태안군엔 응급실이 있거나 입원 가능한 병원이 태안군보건의료원 딱 한곳이다. 많이 아프면 대도시, 특히 서울의 병원을 찾는 건 전국 어디나 비슷하지만, 태안군의 경우엔 아예 갈 만한 병원 자체가 부족해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 2일 오전 안면읍 창기2리 경로당에서 진행된 ‘경로당 순회 주치의 사업’ 현장은 의료기관이 부족하고 고령층이 많은 농어촌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지난 2일 오전 충남 태안군 안면읍 창기2리 경로당에서 열린 태안군보건의료원의 ‘경로당 순회 주치의 사업’ 현장. 이정용 선임기자
태안군보건의료원 방문보건팀 간호조무사 등은 경로당에 모인 동네 어르신들의 혈압·혈당 확인 등 기초검진을 먼저 하고, 병력 등을 물었다. 이를 통해 진료가 필요한 어르신을 보건지소로 안내하는 것이다. 장애 등록이 된 어르신은, 장애인 건강·보건 관리를 위한 지역중심 재활 사업으로 연계하기도 한다. 보건지소 한방공중보건의는 기초검진을 마친 어른들에게 침 시술을 했다. 모인 어르신 20여명은 대부분 약 한움큼씩은 달고 먹는 80~90대 고령으로, 요양보호사가 데려다줬다고 했다. 김아무개(84)씨가 말했다. “여그(무릎)가 아픈데 인공(관절)을 해놔서 못 맞고, 허리랑 목이랑 어깨에 침 맞을라고. 안 아픈 데가 읎어. 얼마 전에도 심장내과랑 소화기내과 가느라 서울 대학병원에 갔고, 다리 아파서 다른 큰 병원 갔다가 5일 만에 왔어. 통증이 오고 그란디 약을 먹어야 하나, 수술을 또 해야 하나 대책이 읎어. 침이라도 맞으러 다녀야 되는데 못 다니니까, 이렇게 (보건의료원에서) 와서 맞으니까 좋지.” 허리와 오른쪽 다리에 침을 맞으러 온 박아무개(93)씨도 “서울 병원에서 작년 7월에 어깨 수술을 했고, 협심증 약도 서울에서 타다 먹는데 한 30년 됐다”며 “지금은 복숭아뼈랑 허리가 아파서 걷기가 힘들어 침을 맞으러 왔다”고 했다.
나백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은 향후 한국 보건소 기능 개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라는 논문에서 “의료취약지 보건기관의 경우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필수의료서비스를 정의하고, 이에 관해 미충족 의료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체계적인 정부 차원의 행정 지원이 부재한 실정”이라고 짚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허종일 원장은 “정부가 우리 의료원의 필수의료 분야에 지원을 해준 일이 없다. 100% 군비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또 “보건소에서 진료를 버리라고 하지만, 그건 정보통신기술과 인공지능으로 환자 데이터를 공유해 그걸로 운동시키고 식단 봐주면 되는 도시에서나 가능하다. 어르신들은 당장 아픈 것만 덜 아프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지, 오늘 밥을 뭘 먹었는지 기록하고 혈당을 잰 뒤 써달라고 해도 안 하거나 잘 못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오전 충남 태안군 안면읍 창기2리 경로당에서 태안군보건의료원 한방공중보건의가 어르신들에게 침을 놓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이런 상황에서, 다시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이 창궐한다면 대응체계는 무리 없이 작동할까? 코로나19 때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보건소 인력은 ‘갈아 넣고’, 필수 의료나 건강관리 분야는 공백으로 버려두는 일을 반복할까?
질문들은 결국, 다시 ‘의료진 확충’으로 되돌아간다. 허종일 원장의 목소리는 절절하다. “태안군에선 우리 의료원이 사회안전망인데, 의사·간호사를 구하기가 힘드니 안전망을 강화하기는커녕 폐쇄라도 막아보자는 마음이에요. 간신히 생존하는 게 목적인 기분으로 살고 있어요. 이런 고충이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 지금 현재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어요. 필수의료 전문 의사들이 지방에 와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포함해 종합적인 대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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