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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간호조무사·의사 “간호법 재논의를”…간호사 “법 왜곡 말라”

등록 2023-05-03 21:36수정 2023-05-04 08:33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 관계자들이 3일 오후 국회 인근에서 열린 ‘간호법·면허박탈법 강행처리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 관계자들이 3일 오후 국회 인근에서 열린 ‘간호법·면허박탈법 강행처리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간호법을 국회에서 다시 논의할 수 있게 도와달라.”(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회장)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보건복지의료연대(의료연대) 참여 단체들의 목소리는 격앙돼 있었다. 최경숙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간무협) 서울시회 회장과 강복만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서울시회 회장은 “간호법은 간호사에게만 온갖 특혜를 주는 ‘간호사 특혜법’”이라며 “이런 엉터리 법을 더불어민주당은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 강행 처리했다”고 말했다. 들것에 실린 채 집회에 참석한 곽지연 간무협 회장은 “민주당은 우리를 외면했고, 대한간호협회는 우리가 자기들과 ‘격이 안 맞는다’면서 대화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곽 회장은 간호법 폐지를 요구하며 단식을 벌이다가 건강이 악화돼 지난달 30일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이날 국회의사당 앞에서 ‘간호법·면허박탈법 강행 처리 더불어민주당 퇴출을 위한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 규탄대회’가 열렸다. 간호법 제정안 및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일주일여 만에 간호사를 제외한 다른 의료직역들이 부분파업 형태로 조직적 반발을 본격화했다. 간호법이 4일 정부로 이송되면 대통령은 이로부터 15일 안에 이를 공포하거나 국회로 되돌려 보내야 하는데, 간호법에 불만을 품은 의료연대 쪽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구하며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자유발언에 나선 간호조무사 김지연씨는 대통령을 향해 “86만 간호조무사들의 눈물을 외면하지 말고 간호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의료연대 쪽 추산 30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 지역뿐 아니라 전국 13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회가 진행됐다고 의료연대 쪽은 설명했다. 간호조무사·임상병리사·요양보호사·응급구조사 등은 하루 또는 반일 연차를 냈고, 이로 인해 일부 의료기관 등에서는 평소보다 일찍 운영을 마쳤다.

의료연대가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며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돌입하자, 같은 날 오후에는 대한간호협회(간협)가 국민 건강을 담보로 한 진료 거부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간협이 이끄는 간호법 제정 추진 범국민운동본부는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비롯한 간호법 반대 단체들은 법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해 국민 불안을 조성하고 ‘총파업’ 운운하며 국민 생명을 담보로 국민을 겁박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김영경 간협 회장은 “의협이 헌법으로 보장된 노동 3권 중 하나인 파업이라는 단어를 쓰는 건 의료법상 불법인 진료거부를 피하려는 꼼수”라며 “정부는 국민 건강에 직접적 위해를 가하는 집단 진료거부에 대해 의료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보건복지부가 최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간호법에 반대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린 데 대해서도 “헌법상 공무원의 중립 의무를 준수하라”고 비판했다.

앞서 의협은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이달 17일부터 의료연대 소속 모든 단체가 나서 집단 진료거부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집회 현장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간호법에 대해 ‘잘 모른다’거나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손아무개(38)씨는 “건강과 관련된 부분은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니라, 중요한 이슈일 수 있어서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지나가면서 들어본 적은 있지만 실감하지 못하는 내용이라서 무관심하게 넘어갔던 듯하다”고 말했다. 조아무개(77)씨는 “(간호법이) 병원에 가지 않는 나이 든 사람들을 전문적으로 동네에서 보호한다는 취지로 알고 있었다”며 “듣다 보니 밥그릇 싸움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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