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절반 이상은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고위험군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환자 3명 중 1명은 자신이 당뇨병에 걸린 사실을 모른 채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13일 이런 내용이 담긴 당뇨병 관리 현황 및 예방관리 수칙을 공개했다. 당뇨병은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부족해지거나 분비 기능이 떨어져 고혈당과 여러 합병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뇌졸중·심근경색증·만성콩밭병·망막병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기준 약 600만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2021년 기준 성인 유병률(전체 성인 인구 중 환자 비율)은 13.6%였다. 혈당이 정상보다 높은 고위험군인 당뇨병 전 단계(유병률 41.3%)까지 포함하면 성인 54.9%는 관리나 예방이 필요하다. 당뇨병 치료에 쓰인 진료비는 2018년 2조4742억원에서 지난해 3조4169억원으로 38.1% 증가하는 등 사회경제적 부담도 커지는 추세다. 그러나 환자 가운데 스스로 질병에 걸렸음을 알고 있는 비율은 66.6%에 그쳤다. 치료율도 62.4%였다. 환자 3명 중 1명 이상은 자신이 환자라는 것을 모르고 치료도 받지 않는 셈이다.
질병청은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한 ‘5대 수칙’으로 △적정 체중·허리둘레(남성 90㎝, 여성 85㎝) 유지 △최소 2일 한번, 주 3회 이상 운동 △균형 잡힌 식단으로 제때 식사하기 △7∼8시간 수면, 금연·절주 등 좋은 생활습관 △정기적인 검진을 꼽았다. 40살 이상이거나 가족력, 과체중 등 위험 요소가 있는 20살 이상은 해마다 당뇨병 선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그 외에 성인들도 2년마다 한번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혈당을 확인해야 한다.
돼지감자, 꾸지뽕 등 당뇨병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식품은 대부분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 설탕이 든 가공식품은 오히려 혈당을 높일 수 있어 예방·치료 목적으로 먹어선 안 된다. 질병청은 “당뇨병은 ‘생활 습관병’이라고 불리는 만큼 체중관리, 운동하기, 적게 먹기, 금연·절주, 스트레스 덜 받기 등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조절할 수 있다”며 “당뇨병에 걸렸더라도 증상이 없을 수 있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혈당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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