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으로 지난해 30~50대 남자를 중심으로 비만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회복 과정에서 신체활동이 늘고 음주 행태도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은 8일 이런 내용이 담긴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 1차연도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9살 이상 성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소폭 증가했다.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비율을 나타내는 비만 유병률을 보면, 지난해 남자는 47.7%가 비만으로 전년(46.3%)보다 1.4%포인트 올랐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6∼2019년 42% 안팎에서 2020년 48.0%까지 증가한 바 있다. 특히, 30대(55.7%)와 40대(53.6%), 50대(49.7%) 남자는 2명 중 1명이 비만이었다. 반면 여자 비만율은 25.7%로 전년(26.9%)보다 감소했다.
그 외에 고혈압은 남자(25.2%→26.9%), 혈액 내 콜레스테롤이 과도하게 생겨 자칫 심장병이나 뇌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여자(20.3%→22.6%)에서 각각 유병률 증가가 나타났다. 당뇨병 유병률은 남녀 모두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해마다 만 1살 이상 1만여명을 대상으로 1년간 검진과 면접을 통해 250여개 보건 지표를 산출하는 건강 통계 조사다. 지난해에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장을 계기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는 등 코로나19 일상회복이 이뤄졌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감소했던 음주율은 일상회복과 함께 올라갔다. 한 번에 소주 5∼7잔 이상의 술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고위험 음주율은 남자가 21.3%, 여자가 7.0%로 전년보다 1.6%포인트, 0.1%포인트 증가했다. 19살 이상 전체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2019년 47.8%에서 2020년 45.6%까지 내려갔다가 2021년 47.9%, 지난해 53.1%까지 증가했다.
식생활을 보면, 아침 식사 결식률이 31.7%에서 34.0%로 늘었다. 나잇대별로는 19∼29살 10명 중 6명(59.2%)이 조사 이틀 전에 아침 식사를 걸렀다고 답했다. 반면 과일과 채소를 하루 500g 이상 섭취한 비율은 25.5%에서 22.7%로 감소했다.
질병청은 만성질환 지표 악화를 우려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되면서 음주 행태는 다시 증가 경향으로 바뀌었고, 비만·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 등 만성질환은 코로나 유행 이전보다 악화됐다”며 “20대는 식생활, 30∼40대는 비만과 건강행태가 악화해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청장년층의 건강 위험 요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