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의료·건강

[단독]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확대, 보험회사 배만 불렸다

등록 2014-10-24 00:42수정 2014-10-24 10:02

보험사 5년간 2조5천억 ‘반사이익’ 챙겨
복지부 ‘보험료 할인’ 등 대책 마련 미적
치료비가 많이 드는 중병을 앓는 환자 열에 일곱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 혜택을 못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암병동에서 한 환자가 수액을 맞으며 식사를 하는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치료비가 많이 드는 중병을 앓는 환자 열에 일곱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 혜택을 못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암병동에서 한 환자가 수액을 맞으며 식사를 하는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김아무개(42)씨는 2010년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실손보험)에 가입했다. 그해 아버지의 암 치료비로 1천만원이 넘는 돈이 나간 게 계기였다. 실손보험은 환자가 내는 병원비의 90%까지를 보험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김씨와 부인은 각각 한달에 7만원씩 모두 14만원가량을 보험료로 낸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씨 부부는 건강보험료도 매달 12만원을 납부하고 있다. 김씨는 “넉넉지 않은 살림이라 보험료가 부담이 되지만 암이나 뇌졸중과 같은 중병에 대비해 실손보험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의 자료를 보면 김씨처럼 실손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2858만여명(올해 3월 기준)이다. 전체 인구의 56%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비를 보험금으로 보전한다. 따라서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되면 보험사가 지출해야 할 돈도 줄게 된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적용 범위 확대’가 지난해부터 이뤄져 암이나 심장·뇌혈관·희귀난치 질환 등에 지출하는 민간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이 크게 줄고 있다.

23일 김용익·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해보니,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따른 보험사의 ‘반사이익’이 올해에만 2900여억원에 이른다. 2013~2017년 5년간 누리는 이익은 모두 2조5379억원으로 추산됐다. 각 가구가 지출하는 의료비와 실손보험 가입 통계 등을 토대로 추정한 수치다. 지난해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 등에 대한 보험 적용 확대로 실손보험사들은 지금까지 약 616억원의 보험금 지출을 줄였고, 올해부터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된 선택진료비나 상급병실료 등을 더하면 보험사들은 2900여억원의 반사이익을 누렸으리라 추산된다.

문제는 정부가 이를 예측하고도 ‘보험료 할인’ 등 실손보험 가입자를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복지부와 금융위는 2011년부터 실손의료보험에 건강보험 적용 변화를 즉시 반영할 수 있도록 ‘개인의료보험정책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실손보험사가 누리는 반사이익을 두고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 계획이 발표된 지 반년이 지난 올해 1월에 첫 회의를 열었고, 지난 6월에야 보장성 확대에 따른 보험사의 손해율 변화 폭을 고려해 추후 보험료를 할인하겠다는 원론적인 방침만 내놨다. 금융위 관계자는 “건강보험 확대가 실손보험료에 적시에 반영되도록 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과거에 판 보험상품 가운데 일부는 갱신주기가 길어 아직 정확한 손해율을 계산할 수 없어 보험료 할인 조처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익 의원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따른 실손보험사의 반사이익을 보험 가입자한테 모두 돌려줘야 한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 총액이 한해 4조5693억원이므로 보험사는 한해 평균 최대 11.1%의 보험료를 내릴 수 있다. 정부는 가입자가 당장 내년부터 실손보험료를 더 내지 않도록 즉각적인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