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술 활성화 명목 최고 50만원 줘
의사들이 환자에 ‘과잉진료’ 우려
수술비 비싸고 효과 검증도 안돼
병원 “오해소지 있어 수당 재검토”
의사들이 환자에 ‘과잉진료’ 우려
수술비 비싸고 효과 검증도 안돼
병원 “오해소지 있어 수당 재검토”
서울시립병원인 보라매병원이 효과가 검증되지도 않은 로봇수술 활성화를 위해 의사한테 건당 50만원까지의 수당을 따로 지급하고 있어 “돈벌이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다빈치) 로봇수술은 원격 장치로 수술칼 등이 달린 로봇 팔을 조종해 수술을 하는 방법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병원분회(서울대병원 노조)는 보라매병원이 지난 6월에 연 선택진료위원회의에서 교수의 직위와 로봇수술 종류에 따라 수술 한건당 30만원 또는 5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내용이 담긴 회의록 문서를 27일 공개했다. 수당 지급 대상은 겸직교수·임상교수·진료교수 등이다. 보라매병원은 서울시의 위탁으로 서울대병원이 경영을 맡고 있고, 수련 의사나 간호사 등도 서울대병원과 교류하고 있다.
김혜정 서울대병원 노조 부분회장은 “로봇 수술비는 수백만~수천만원에 이르지만 환자가 100% 부담해야 한다”며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법보다 특별히 효과가 좋다는 게 검증되지 않았는데, 병원이 의사한테 수당을 지급하면 의사는 환자한테 로봇수술을 권장하게 되고 환자들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어 결국 환자의 부담만 늘게 된다”고 짚었다. 환자로서는 값비싼 수술비를 내고도 적정 진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미국의사협회지>에 실린 ‘로봇수술 비용 효과에 대한 비교연구’를 보면, 합병증·재수술·입원일수·사망 등 의료의 질은 로봇수술과 기존 복강경 수술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수술비는 로봇수술이 평균 33% 비쌌다.
보라매병원은 “시립병원이라는 점을 고려해 로봇수술비를 대형병원의 절반 수준인 500만~900만원으로 정했다”며 “로봇수술 수당 지급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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