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에이즈의 날 행사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국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환자 10명 가운데 9명은 성관계를 통해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연구팀이 국제감염질환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한국의 HIV/AIDS 코호트 연구’ 논문을 보니 국내 에이즈 환자의 평균 나이는 46살이고 감염자 10명 가운데 9명은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연구팀이 국내 19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1096명의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환자를 대상으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역학 조사한 결과다.
에이즈 감염 경로로는 성관계가 86.9%(953명)로 압도적이었으며, 그 다음으로는 수혈 등 혈액 접촉 2.3%(25명)과 정맥주사 0.4%(4명) 순서였다. 감염 경로를 구체적으로 알 수 없는 경우도 10.4%(114명)에 이른다. 통상적으로 에이즈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 1회 성관계를 가졌을 때,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은 0.1~1% 정도로 알려져 있다.
에이즈 때문에 발생하는 기회질환은 칸디다증(16.1%·176명)과 결핵(12.4%·136명), 폐렴(11%·121명) 등이었다. 신경계 질환이나 정신지체, 동맥경화 등을 일으키는 거대세포바이러스(CMV) 질환(4.7%·52명)이나 대상포진(4.0%·44명)도 흔한 에이즈 기회질환이었다. 기회질환이란 건강한 사람한테는 잘 감염되지 않지만 에이즈바이러스 감염으로 면역 기능이 저하된 사람의 몸에 침투하면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하는 감염증을 가리킨다. 결핵은 대표적인 에이즈 기회질환으로 불린다.
연구팀은 이번 추적 연구가 진행되던 8년 동안 모두 26명(2.4%)의 환자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최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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