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빙판길을 치우고 있는 모습. 겨울에 노인들은 주로 인도 등 길에서 낙상을 많이 당하고 있다. 평소 근력 강화 운동 등으로 근육의 힘을 길러야 낙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겨울철엔 옷 두껍고 몸 경직
골절 가능성 다른 계절보다 높아
뼈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큰 손상
규칙적인 근육 강화 운동으로 예방을
골절 가능성 다른 계절보다 높아
뼈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큰 손상
규칙적인 근육 강화 운동으로 예방을
겨울철 노인 건강을 위협하는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가 낙상이다. 단순하게 넘어져도 손목이나 발목 등을 다치는 것은 물론이고 심한 경우 엉덩관절이나 척추에도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큰 부상을 입으면 움직임에 제한이 생겨 자칫 일상생활도 스스로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관련 전문의들은 근육이나 관절이 경직돼 있으면 낙상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외출을 해야 할 때는 근육이나 관절을 충분히 풀어준 뒤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평소 규칙적인 근육 운동으로 근육의 힘을 충분히 키워 놔야 낙상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겨울철 노인 낙상, 주로 길에서 발생
노인들은 겨울철(12~2월)에 다른 계절보다 길에서 자주 넘어지고 크게 다친다. 최근에 조진성 가천대의대 응급의학과 교수, 정경애 가천대 보건대학원 연구원 팀이 길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만 65살 노인 낙상 환자 9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겨울철에 낙상을 입은 환자 351명과 비겨울철 환자 633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 결과, 낙상이 인도나 도로에서 발생한 비율이 겨울철군은 79.2%에 달해 비겨울철군의 67.1%보다 높았다. 그 가운데에서도 인도가 차지하는 비율은 겨울철군이 50.7%로 비겨울철군의 40.1%보다 10%포인트 높았다.
같은 낙상이라도 겨울철에 더 심한 부상을 입었다. 응급실을 찾은 겨울철 노인 낙상 환자의 절반에 가까운 49.9%는 뼈가 부러져 있었다. 이 수치는 비겨울철군의 골절 비율인 36.5%보다 크게 높았다. 팔과 다리 부위의 상해 비율은 겨울철군이 65.2%(229명), 비겨울철군은 41.7%(264명)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겨울철에는 옷을 두껍게 입어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근육이나 관절이 경직돼 낙상 발생 가능성이 높다. 특히 노인은 근력이 떨어져 있고 골다공증 등으로 뼈도 약해 작은 충격에도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엉덩관절이나 척추 골절 생기면 사망 위험 높아
노인들에게 흔히 생기는 낙상 골절 사고 가운데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엉덩관절 골절’이다. 엉덩관절 골절은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것을 말한다. 노인이 된 뒤에는 뼈가 급속히 약해져 교통사고나 추락 등 큰 충격을 받는 상황이 아닌 길에서 미끄러지거나 침대에서 떨어지는 정도로도 엉덩관절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이 부위에 골절이 생기면 수개월 동안 침대에 누워 지내야 하는데, 이 때문에 폐렴이나 욕창 등이 생길 수 있다. 또 오래 누워 지내면 혈전이 생겨 심장마비나 뇌졸중과 같은 합병증도 부를 수 있다.
넘어지는 순간 척추에 많은 하중이 가해지면서 발생하는 척추압박골절도 문제다. 배장호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장 원장은 “척추 골절이 생기면 누워 있거나 앉아 있는 상태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통증을 느낀다. 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증상이 더 심해지고, 다리 통증으로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진다. 방치할수록 만성 허리 통증을 일으키고 심장과 폐의 기능까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상을 느끼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근육 강화 및 관절 운동이 예방법
‘2011년 노인실태 조사’를 보면, 1년 새 낙상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노인이 21%에 이른다. 이 가운데 병원 치료를 받은 경우는 72.4%나 되며, 낙상으로 인한 후유증도 47.7%나 됐다. 이런 노인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실내에서 무릎 굽혔다 펴기, 앉았다 일어나기, 실내 자전거 타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눈이 내린 뒤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되 불가피하다면 푹신하고 편한 신발보다는 잘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또 지팡이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옷차림은 두꺼운 옷보다 여러 겹을 겹쳐 입어 보온성과 활동성을 높이는 것이 좋다. 배장호 원장은 “평소보다 보폭을 10~20% 정도 줄여야 안전하다. 또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움츠리고 걷지 않도록 장갑을 끼고 엉덩이를 보호하도록 푹신한 솜바지를 입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척추압박골절이 의심되는 환자가 관련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있다. 겨울에 낙상을 당하면 특히 여성 노인들의 경우 골다공증 등으로 뼈가 약해져 있어 척추압박골절이 나타날 수 있다. 바른세상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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