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의료·건강

[단독] 병원의 영리 자회사, 요건 미달인데도 허가
의료 민영화 위한 무리수 의혹

등록 2015-01-26 21:07수정 2015-01-27 08:15

참예원·혜원의료재단 신청 자법인
성실공익법인 인정받기 전인데
복지부 ‘조건부 허가’…애초 지침 어겨
서둘러 허가한 배경 싸고 논란
의료 민영화 논란이 일고 있는 병원의 영리자법인(영리자회사) 설립 허용과 관련해 정부가 애초 정한 기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2곳에 조건부로 허가를 내줘 비판이 일고 있다. ‘병원 수익’을 빌미 삼아 병원의 영리자회사 설립을 촉구해온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의 압박에 밀려 보건복지부가 서둘러 허가를 내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인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월 의료법인 병원이 외부 자본 투자를 받아 영리자회사를 세워 부대사업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는데, 보건의료단체 등은 병원의 상업화를 가속화해 환자 부담을 크게 올릴 위험이 있다고 비판해왔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복지부에서 받은 ‘의료법인 자법인 설립 관련 복지부 장관 인정(허가) 검토 보고’ 문서를 보면, 복지부는 지난달 18일과 19일 참예원의료재단(서울 송파구 소재)과 혜원의료재단(경기 부천시 소재)이 신청한 자회사를 ‘조건부 허가’ 결정했다. 복지부가 의료법인의 영리자회사를 허가한 사례는 이 두곳이 처음이다. 노인전문병원 2곳과 강남구립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참예원의료재단은 의약품·의료기기 연구개발과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관광 사업 등을 하는 자회사를, 세종병원을 운영하는 혜원의료재단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자회사를 세우겠다고 신청했다.

정부는 애초 의료 민영화 논란을 차단하려는 조처로 자회사 설립이 가능한 의료법인의 요건을 성실공익법인으로 제한했다. 예컨대 운용 소득의 80%를 공익사업에 사용한다거나 병원과 자회사 사이의 부당 내부거래를 제한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성실공익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다.

그런데 복지부는 현재 성실공익법인 확인 절차가 진행중인데 이의 확인을 전제로 ‘조건부 허가’ 결정을 내렸다. 복지부의 이런 결정은 ‘기재부에서 성실공익법인으로 인정받아야 자법인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사실상 어긴 것이어서 논란이 인다. 더구나 가이드라인 발표 당시 복지부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성실공익법인으로 인정받으려면 외부 감사 및 결산 서류 공시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해 의료법인이 이를 받기 쉽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용익 의원은 “복지부가 스스로 정한 기본 요건도 지키지 않고 영리자법인을 서둘러 허가한 건 기재부 등의 압력에 밀려 실적을 내려 했기 때문이 아니겠나”라며 “의료를 통해 수익을 남기겠다는 뜻이 앞서 졸속 추진하다 여론에 밀려 지난해 9월 허가 추진을 철회한 산얼병원의 사례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 관계자는 “기재부에 성실공익법인을 신청하면 보통 여섯달 정도 걸려 허가가 나온다. 두 법인 모두 이 신청을 지난해 11월쯤 했기에 기재부와 협의를 거쳐 자법인 설립이 가능하다고 보고 조건부 허가를 한 것”이라며 “허가를 받지 못하면 자법인 허가도 자동 취소된다”고 해명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