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촬영 20%…방사선 과다노출
다른 병원에서 시티(CT·컴퓨터단층촬영)검사를 받았는데도 새로 찾은 병원에서 또 찍는 비율이 약 2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꼭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많아 환자들이 불필요한 의료비를 쓰며 방사선에 과다 노출되는 위험을 겪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영상의학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한 ‘시티·엠아르아이(MRI·자기공명영상촬영) 가이드라인 적용 시범운영을 통한 평가 연구’를 4일 보면, 지난해 10월 전국 17개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시티 촬영을 이전 병원에서 이미 했는데도 새로 시행한 비율(재촬영율)이 평균 20.1%다. 재촬영율은 병원에 따라 0.8%에서 38.3%로 편차가 컸다. 연구팀은 지역 및 환자 특성과 시티의 해상도 차이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탓으로 추정했다.
촬영 부위별로는 머리 쪽이 26.8%로 가장 높았고, 배 부위가 17.5%, 가슴이 17%로 뒤를 이었다. 재촬영 이유론 수술 뒤 증상 변화나 합병증 발생 여부를 확인하려는 추적검사가 58.2%로 가장 많았고, 이전 검사만으로 진단 및 치료 방향을 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24.2%로 뒤를 이었다. 별다른 이유 없이 다시 한 비율 10%, 화질이 좋지 않은 이유 등이 3.3%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재촬영 건수 가운데 이유 없이 찍거나 화질이 불량해 다시 찍는 등의 사례가 최소 20%”라며 “불필요한 고가영상검사의 중복 촬영을 방지하고 방사선 과다노출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도록 2013년에 마련된 재검사 가이드라인을 전국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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