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건강 화제
노인의 가장 흔한 입원 원인 가운데 하나인 심부전 환자가 우리나라에서도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심부전은 심장이 기능을 하지 못해 충분한 양의 혈액을 몸속 장기에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로, 입원 뒤에도 치료비가 많이 드는 질환이다.
유럽 등 노인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는 노인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심부전을 가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약 2600만명이 심부전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심부전 환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5년 뒤인 2030년에는 노인 인구가 전체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고령화가 빨라 앞으로 심부전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동주 분당서울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지난 10일 유럽심장학회가 정한 ‘심부전 인식 제고의 날’을 맞아 “국내 인구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표적 노인 질환인 심부전 환자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사회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부전이 심각한 질환인 이유는 사망률이 높은 것과 함께 치료비가 많이 드는 점이 꼽힌다. 우선 심부전은 심근경색이나 고혈압 등 여러 심장 관련 질환이 진행되면서 생긴다.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인데, 처음에는 운동을 하는 등 움직일 때 나타나지만 악화되면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이 차 깨기도 하고 가만히 숨을 쉬고 있을 때에도 숨이 가빠진다. 아울러 몸이 붓거나 심한 피로감 등과 같은 증상도 나타난다. 이러다 보니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의 6.4%가 입원 중에 사망하고, 진단 1년 뒤 사망률은 15%, 4년 뒤 사망률은 30%에 이른다는 국내 조사 결과도 있다. 폐암을 뺀 대부분의 암보다 더 높은 사망률이다.
치료비도 많이 든다. 우리나라에서 심부전으로 입원하면 평균 770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비가 가장 높은 암 가운데 하나인 폐암의 평균 입원 비용 216만원보다 훨씬 많다. 게다가 심부전 환자 10명 가운데 3~4명꼴(37.4%)로 1년 안에 재입원한다. 최 교수는 “심부전은 암보다 환자들의 예후가 나쁘고 비용도 더 많이 들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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