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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병원 다인실·가족 간병 환경도 ‘메르스 급속 확산’ 원인

등록 2015-06-07 20:13수정 2015-06-08 10:17

변종 아닌데도 슈퍼 전파 왜?
유전자 중동 메르스와 거의 일치
공기 전염될 정도 강해지지 않아
5~6월 기후 바이러스 활동에 적합
보건복지부는 지난 6일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이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공기 중 감염’이 이뤄질 정도로 전염력이 강해진 것 아니냐는 의심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18일 만에 64명의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메르스가 빠르게, 대규모로 확산된 원인은 무엇일까.

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의 이주실 원장은 “국내에 유입된 메르스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유행한 바이러스의 염기서열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별한 변종이나 변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 두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63·첫번째 환자의 부인)의 가래(객담)를 채취해 바이러스를 분리·배양한 뒤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이 정보를 국내 바이러스학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네덜란드 의과학연구센터(에라스뮈스연구소) 등과 공유해 국내 유입 메르스 바이러스 특성과 비교했다. 이 원장은 “비교 분석 결과 2번 환자의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13년 유행했던 바이러스 유전자와 99.82% 일치했다”며 “이는 한국에서 확산하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특별한 변종이 아니라 현재 중동지역에서 유행하는 메르스 바이러스와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유전자 분석 대상이 이날 퇴원할 정도로 증세가 비교적 경미했던 2번 환자의 바이러스여서 1번이나 14번, 16번 환자처럼 ‘슈퍼 전파력’을 가진 바이러스와는 다르지 않으냐는 의문에 대해 복지부는 “바이러스 자체는 같은 곳에서 나왔다고 본다. 1천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변종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바이러스가 변이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메르스의 대규모 확산 원인에 대한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바이러스는 온도나 습기가 높아지면 생존력이 크게 떨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5~6월 기후가 바이러스가 가장 잘 자라는 환경과 맞아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또 1번과 14번, 16번 환자들한테서 많은 2차, 3차 감염자가 발생한 것은 이들 환자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가 메르스 증상이 나타난 지 5~7일께여서 바이러스 활동력이 가장 강력해지는 시기와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1번 환자가 18~20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음에도 이때 접촉한 400여명에게서는 감염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은 것도 이미 감염력이 떨어진 시기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복지부는 평택성모병원에서 37명의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데 대해 “바이러스가 숙주로 삼기 좋아하는 고령자, 면역 저하 환자, 당뇨병 등 평소 지병을 가진 환자가 많아서”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다인실이 많고 환자를 가족들이 직접 돌봐야 하는가 하면 병실 방문이 비교적 자유롭게 이뤄지는 한국의 독특한 의료 환경도 메르스 확산을 크게 만든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그래픽 뉴스] 메르스 이렇게 확산됐다…환자 발생 지역와 전파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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