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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면회객 통한 감염 위험…‘우르르 문병’ 이참에 바꾸자

등록 2015-06-09 20:25수정 2015-06-10 01:15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첫 임신부 확진 환자가 발생한 9일 오후 이 병원 응급실 앞에서 한 의료진이 방역복을 입고 출 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첫 임신부 확진 환자가 발생한 9일 오후 이 병원 응급실 앞에서 한 의료진이 방역복을 입고 출 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감염자 95명 중 14명이 보호자
무분별 방문이 전염위험 키워
침대 앉거나 물건 만지지 말아야
의료진도 환자 접촉 후 손씻기를
중동호흡기중후군(메르스) 감염 대부분이 병원 안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감염에 취약한 ‘한국식 병원 문화’를 바꿔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우르르’ 병문안 바꿔야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는 9일 “병원은 위험한 공간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병원이야말로 가장 감염 가능성이 높은 공간이라는 것이다. ‘환자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병실 침상과 시트, 침상 난간, 테이블, 커튼, 수액관, 모니터 등 의료기구 등은 항상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 임 교수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의 간병이 정착돼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가족 간병이 일반적이다. 하루종일 환자와 함께 밥 먹고 텔레비전 보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가족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실제 8일까지 확인된 메르스 감염자 95명 중 14명이 환자 보호자였다.

입원 환자를 직접 찾아 위로하는 병문안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 교수는 “누군가 아프다고 하면 아무 때나 우르르 몰려간다. 외국은 정해진 시간에만 병문안을 허용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렇게하면 ‘야박하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고 했다.

특히 환자의 병명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 응급실을 무분별하게 방문하는 것은 감염 발생 가능성을 키운다. 채윤태 한일병원 감염내과 과장은 “가족이나 친지들이 일반 병실은 물론 응급실에도 문병을 오는 경우가 많다. 면회를 통제하면 ‘왜 못하게 하느냐’고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 병문안 자체가 병원 내 감염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송형곤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응급의료센터장은 “누군가 아파서 입원하면 무조건 면회를 가는 것은 환자나 본인에게 별 도움이 안 된다. 외국에서는 이런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면회 인식은 바꿔야한다”고 했다.

감염관리 전문가들은 병문안을 갈 때는 △해당 의료기관 면회 규칙을 반드시 따를 것 △환자의 상태에 따라 면회 가능 여부와 면회 인원 사전 확인 △환자의 침대에 앉거나 주변 물건들을 만지지 말 것 △면회 전후로 반드시 손씻기 △호흡기질환자나 설사 증세, 피부병이 있는 사람, 면역력이 약한 유아·어린이 면회 금지 △면역력이 약한 환자를 문병 갈 때는 꽃을 사들고 가지 말아야한다고 했다.

■ 바쁘면 손 안씻는 의료진

의료진은 환자나 환자 영역 내 물건 등을 접촉하기 전후로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환자간 감염 및 의료진 감염을 막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예방법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코올 성분의 손소독제로 20~30초간 충분히 씻도록 권고한다. 병실 문고리, 흉부 청진, 복부 촉진 등 단순 접촉도 이에 해당한다.

병원 내 감염 경각심이 커지면서 일선 병원에서 기본적인 감염 예방 절차는 대부분 잘 지켜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응급상황 등에서 이를 빠뜨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임 교수는 “의료진에게는 환자를 볼 때 장갑을 끼고 접촉 뒤 알코올로 손을 씻는 수준의 손쉬운 감염 예방 표준지침이 있다. 하지만 업무강도가 높고 정해진 시간에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 병원에서는 이조차 지키기 쉽지 않은게 사실”이라고 했다.

김성환 박태우 오승훈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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