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의료·건강

정부, 1차 진원지 ‘평택성모’ CCTV 뒤늦게 입수·분석 ‘뒷북’

등록 2015-06-09 22:27수정 2015-06-09 22:27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확산으로 10일부터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의 일반환자 진료 중단이 결정되면서, 이 병원에 다니는 환자들이 9일 오전 인근 약국에 몰려 밖에서까지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확산으로 10일부터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의 일반환자 진료 중단이 결정되면서, 이 병원에 다니는 환자들이 9일 오전 인근 약국에 몰려 밖에서까지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열흘 지난 6월4일에야 확인
여러 사람과 접촉한 ‘1번 환자’ 담겨
5월28~29일 일반입원 20여명
사실상 대책없이 내몰기도
3차 감염 방치 논란
정부가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평택성모병원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이 환자에 대한 확진이 나온 지 열흘 뒤에야 입수하는 등 ‘초동 대처’에 허술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메르스 전염을 차단하려면 1번 환자가 누구와 접촉했는지 파악하는 게 최우선 과제였는데도 정부가 가장 기본이 되는 시시티브이 확보·분석부터 소홀히 한 것이다.

9일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는 평택성모병원의 시시티브이를 이달 초에야 확보해 분석에 들어가 지난 4일에야 끝냈다. 1차 확진 환자(5월20일) 발생 보름 만이다. 시시티브이에는 1번 환자가 기침을 하면서 병원 곳곳에서 여러 사람을 접촉한 사실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에 머물렀던 1번, 14번, 16번 환자가 ‘슈퍼전파자’가 돼 감염을 확산시켰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기 역학조사가 부실했던 것은 큰 문제로 꼽힌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가 허술했던 데는 취약한 인력 구조도 영향을 끼쳤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낸 자료를 보면, 국내의 역학조사관은 모두 34명인데 그 가운데 14명만이 질병관리본부에서 일한다. 또 34명 가운데 질병관리본부의 2명을 제외한 나머지 32명은 모두 공중보건의다. 공보의는 군복무 대신 3년 동안 공중보건 업무를 맡고 있다.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던 일반환자 20여명이 지난달 28~29일 강제퇴원된 것도 확인됐다. 정부가 아무런 대책 없이 환자들을 사실상 병원 밖으로 내몬 셈이어서 ‘3차 감염’을 방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1번 환자가 발생하고 감염자가 계속 나오자 정부는 지난달 28일 평택성모병원 간호사 등 의료진에 대한 격리 조처를 결정했다. 당시 이 병원에는 수십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는데, 간호사들이 격리되면서 환자를 돌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평택성모병원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반 입원환자를 강제로 내보낼 수 없으니 병원 통제, 간호사 지원, 메르스 전담병원 지정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질병관리본부에서 어렵다는 의사를 밝혀 입원환자들이 어쩔 수 없이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느닷없이 병원을 나가야 했던 환자들이 병원 쪽에 강하게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일반 입원환자들은 정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다른 병원을 찾거나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간호 인력이 격리된 평택성모병원은 지난달 29일부터 임시 휴원을 하고 있다. 중환자들의 경우 휴원 뒤에도 정부가 이송 병원을 찾지 못해 사흘 동안 평택성모병원에 머무르기도 했다. 일부 중환자는 호흡기를 달고 300㎞ 떨어진 경상북도 경주까지 이송돼 비난을 샀다.

더 큰 문제는 퇴원한 환자들 중에 메르스 확진 환자가 있을 경우,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3차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대책본부 자료를 보면, 지난달 28~29일 평택성모병원을 나온 뒤 메르스 확진을 받은 환자는 확인된 것만 6명이다. 이들이 평택성모병원에서 강제로 퇴원했는지, 자발적으로 옮겼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들은 평택성모병원을 나오고 일주일 뒤인 이달 5~6일 확진을 받았는데, 다른 사람에게 메르스를 전염시킨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이문세 ‘옛 사랑’·아이유가 왜…이재명 공판에 등장한 이유는 1.

이문세 ‘옛 사랑’·아이유가 왜…이재명 공판에 등장한 이유는

윤 ‘체코 원전 수주’ 장담했지만…‘지재권’ 걸림돌 못 치운 듯 2.

윤 ‘체코 원전 수주’ 장담했지만…‘지재권’ 걸림돌 못 치운 듯

“그럴거면 의대 갔어야…건방진 것들” 막나가는 의협 부회장 3.

“그럴거면 의대 갔어야…건방진 것들” 막나가는 의협 부회장

강남역서 실신한 배우 “끝까지 돌봐주신 시민 두 분께…” 4.

강남역서 실신한 배우 “끝까지 돌봐주신 시민 두 분께…”

엄마 지킬 다섯 쌍둥이…‘팡팡레이저’ 무사 출생 완료! 5.

엄마 지킬 다섯 쌍둥이…‘팡팡레이저’ 무사 출생 완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