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시약 다른탓…재검 결과 주목
임신부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검진 결과가 ‘1차 양성’에서 ‘2차 음성’으로 바뀌어 검진 과정과 최종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한 임신부(40)가 지난 9일 메르스의 감염 여부에 대한 병원 자체의 검사에서는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한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0일 오후 재검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 결과에서 판단이 어려운 ‘모호한 음성’으로 나왔기 때문에 국립보건연구원에서 다시 한번 검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확진 검사는 몇몇 유전자 표지자가 확실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희미하게 표시될 때도 있어 판단이 어려울 경우도 있다.
이 임신부의 사례처럼 병원 쪽 검사와 보건환경연구원이나 국립보건연구원의 검사 결과에 차이가 나는 것은 진단시약이 다르기 때문이다. 병원 쪽의 진단시약은 선별검사용이어서 양성 진단의 폭이 넓다. 선별검사에서는 진짜 환자인데도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환자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확실한 환자는 물론 판단이 모호한 경우에도 양성으로 결과값이 나오도록 하고 있다.
환자나 검체의 상태에 따라 음성에서 양성으로 또는 반대로 바뀌어 나올 수 있다. 감염이 됐는데도 초기라 몸속의 바이러스가 매우 적어 음성이었다가 바이러스가 번식한 뒤 검사하면 양성으로 나올 수 있다. 검체의 경우 바이러스가 번식하는 폐 조직에 가까운 기도 아래쪽에서 가래(객담)를 채취할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반면, 기도의 윗부분에서 채취하면 바이러스가 적어 실제로는 양성인데도 음성으로 나올 수도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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