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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삼성서울 3번째 감염 의사, 격리 안된 채 10여일간 환자 진료

등록 2015-06-14 19:54수정 2015-06-15 10:03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현관 안내데스크에서 보안업무 직원이 동료의 체온을 재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현관 안내데스크에서 보안업무 직원이 동료의 체온을 재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지난달 27일 응급실 들렀다
‘슈퍼전파자’ 14번 환자에 노출
10일까지 격리대상 포함 안 돼
대책본부·삼성서울병원
“증상 나타난 뒤 바로 격리
감염 전파 가능성 낮다”
삼성서울병원의 한 의사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와 접촉해 감염 우려가 있는데도 격리되지 않은 채 계속해서 환자를 진료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진료 중 환자나 다른 의료진한테 감염을 전파했을 우려가 나오지만 병원 쪽은 발병 뒤 바로 격리돼 전염 가능성은 낮다고 해명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지난 13일 확진자 명단에 추가됐던 138번 환자(37·남)가 삼성서울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라고 밝혔다. 이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세번째 의사 감염자가 됐다. 대책본부는 감염 경로와 관련해 “138번째 환자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해 다른 환자를 치료하면서 이른바 ‘슈퍼 전파자’인 14번째 환자(35)와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의사는 응급실에서 근무하다 14번 환자에게 감염돼 지난 6일 확진된 62번 환자(32)를 포함해 모두 세명으로 늘었다.

내과의사인 138번 환자는 앞서 확진을 받은 첫번째 의사(35번 환자)와 마찬가지로 14번 환자가 응급실에 머물던 지난달 27일 응급실에 들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사도 앞서 35번 환자와 마찬가지로 원래 응급실에서 일하던 의사가 아니라, 다른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 응급실에 들렀다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병원 쪽이 138번 환자를 그동안 격리대상으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환자는 적어도 35번 환자가 확진된 지난 2일부터는 격리됐어야 한다. 35번 환자가 14번 환자와 응급실에서 밀접한 접촉이 없었는데도 감염이 이뤄진 게 확인된 만큼 병원 쪽이 같은 상황에 있었던 이 의사를 신속히 파악해 격리하는 게 필요했다. 뿐만 아니라 이 의사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 10일까지도 환자들을 진료했다.

대책본부와 삼성서울병원은 이 의사가 증상이 나타나자 곧바로 자택에 격리돼 다른 환자나 의료진에게 메르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이 의사는 10일 오전까지는 환자 진료를 했으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오후부터 곧바로 격리됐다. 대책본부와 병원 쪽 설명대로라면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감염이 이뤄지는 메르스의 특성상 다른 환자 등한테 전파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35번 환자처럼 증상 초기에 발병 사실을 모르고 진료를 했다면 환자나 의료진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수도 있다. 현재 이 의사는 발열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본부는 이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거나 접촉한 의료진을 조사중이다.

지난달 27~29일 응급실을 찾은 의사 2명이 감염되고 이들이 격리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봐, 이런 사례가 더는 없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날 대책본부가 14번 환자의 동선을 폐회로텔레비전(CCTV)으로 확인한 결과, 이 환자가 지난달 27일 오후 두차례나 응급실을 벗어나 외부 복도, 영상의학과 접수데스크, 화장실 등에 머문 것으로 드러났다. 정형외과 외래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갔던 115번 환자도 그 과정에서 감염이 된 것으로 대책본부는 보고 있다.

한편 35번 환자는 현재 서울대병원 격리병상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인공호흡기 등을 부착한 상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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