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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남편 떠난지 보름만에…메르스 부부 끝내 숨져

등록 2015-06-18 22:35

메르스 한달

165명 중 23명 사망…치사율 14%로
비교적 건강한 환자도 5명 포함
“지병 없어도 사망 가능성” 지적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된 80대 부부가 보름 새 잇따라 숨졌다. 자식들은 부모의 임종을 두 번 모두 지키지 못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는 18일 “31번째(69)·42번째(54)·77번째(64)·82번째(82) 환자가 사망했다. 모두 결핵·고혈압·췌장염 등 기저질환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충남대병원에서 숨진 82번째 환자는 지난 3일 숨진 36번째 환자(82)의 부인이다. 국내에서 부부가 메르스로 숨지기는 처음이다. 이 환자는 지난달 28~30일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남편을 간호하다 16번째 환자한테서 남편과 함께 메르스에 걸렸다. 충남대병원 쪽은 “이 환자가 이날 새벽 1시10분께 지병인 고혈압과 폐렴 증세가 악화돼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며칠 전부터 상태가 악화됐으며, 환자와 가족들은 산소호흡기 등의 사용을 원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족들은 이 환자의 마지막 순간을 곁에서 지켜보지 못하고, 병동 간호사가 연결해준 전화로 짧게 통화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인 36번째 환자는 천식과 세균성 폐렴 등을 앓다 지난 3일 건양대병원에서 숨졌으며, 당시에도 자녀를 포함한 가족 대부분이 자가격리 상태여서 임종 순간을 지키지 못했다. 36번째 환자는 숨진 다음날인 4일 메르스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편, 이날 대책본부는 82번째 환자를 포함해 메르스 사망자가 하루 새 4명이 늘어 전체 사망자는 23명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치사율도 14%까지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치사율인 40%에 견줘 낮은 편이지만 메르스의 위험성에 대한 불안은 더 커질 전망이다.

대책본부는 23명 가운데 기저질환 없이 숨진 사람이 2명이라고 밝혔지만, 평소에 중증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 경우까지 더하면 비교적 건강한 상태에서 메르스에 감염돼 숨진 사람은 5명이나 된다. 대책본부는 이들도 모두 50대 후반 이상이라며 고령자에 속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중동에서는 평소 중증질환을 앓고 있지 않거나 50대 이하에서도 숨진 사례가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를 먼저 겪은 중동의 사망 사례를 보면 60살 이상이 60~70%를 차지하지만, 사망자 가운데에는 50살 이하이거나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도 많았다.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정부가 너무 단정적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메르스에 감염돼 숨진 사람들 중에는 위암·폐암·간암 등 암 환자는 6명이고, 결핵이나 천식 등 호흡기질환자도 많았다. 오명돈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에 감염되고 폐렴 등이 나타나 치료를 받다가 1~2개월 이내에 숨진 암 환자가 있다면 이 환자의 사망 원인은 메르스 감염이라고 판정해야 한다”며 “정부가 국민이 불안해할까봐 안심하라고 ‘건강한 사람은 가볍게 지나간다’고 할 것이 아니라 위험을 사실대로 알려 대비하도록 해야 감염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송인걸 박수지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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