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지표 좋은데 주관지표 꼴찌
“건강 양호하다” 35%에 불과
기대수명 81.8년 OECD 상위
건강수명도 73년으로 높아
“건강 양호하다” 35%에 불과
기대수명 81.8년 OECD 상위
건강수명도 73년으로 높아
국민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객관적인 지표인 기대수명은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꽤 높은 편이나, 자신의 건강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주관적 건강률)은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인의 건강 상태와 의료기관 이용’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기대수명(그해 태어난 남녀 아이가 살 것으로 기대되는 수명)은 81.8년으로 오이시디 국가의 평균 기대수명(80.5년)보다 1.3년 긴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수명(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몸이 아픈 기간을 제외한 기간) 또한 73년으로 회원국 중 비교적 높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15살 이상 인구 중 건강이 ‘양호’하다고 응답한 비율인 주관적 건강률은 35.1%로 오이시디 가입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뉴질랜드와 미국, 캐나다 등의 이 비율은 80~90% 수준이며, 오이시디 평균도 69.2%에 이른다. 주관적 건강률이 40% 이하인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두 나라뿐이었다.
이처럼 객관적인 건강지표와 주관적 건강평가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에 대해, 보고서는 “사회문화적 요소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진단했다. 즉 한국인들은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실제보다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여기는 경향, 이른바 ‘건강염려증’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 지표와 주관적인 응답 결과의 차이는 과체중 또는 비만에 대한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키와 체중을 계측조사한 결과에서, 우리나라 과체중 이상의 인구 비율은 31.5%로 나타났다. 자료를 제출한 오이시디 회원국 가운데 일본(24.1%)에 이어 두번째로 낮으며, 오이시디 평균(56.2%)에 견줘볼 때도 상당히 낮은 수치다. 그런데 실제 스스로 과체중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이보다 훨씬 더 낮은 전체의 24.4%에 이르렀다. 이를 두고 보고서는 실제보다 몸무게를 적게 말하는 한국의 외모 지향적인 문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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