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의 다나의원, 원주의 한양정형외과 등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해 C형 간염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310명을 돌파했다. 이 의원들을 이용한 환자에 대한 추가 검사가 이뤄지고 있어 C형 간염 환자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26일 질병관리본부가 밝힌 C형 간염 집단 발생에 대한 중가 결과를 보면, 2008년 5월 이후 다나의원을 이용한 환자 2266명 가운데 지난 1일 기준 1672명이 조사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97명이 C형 간염에 걸렸거나 현재 감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97명 가운데 51명은 수액 치료 등 주사 처치를 받다가 C형 간염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나의원에서는 또 이 의원이 자체 제조한 혼합주사액, 주사침, 의료기기 등 53건의 검체 가운데 6건에서 C형 간염 유전자가 검출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양천구 보건소와 협력해 이 의원에서 주사 처치를 받은 환자 가운데 아직 C형 간염 검사를 받지 않은 230명에 대해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지난해 8~11월 이 의원을 이용한 115명에 대해서는 혹시 C형 간염에 걸렸지만 항체형성기간인 약 3달을 넘지 않아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며 재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원주의 한양정형외과를 방문해 주사나 시술을 받은 환자 1만5443명 가운데 지난 24일까지 모두 1545명이 검사를 받았고, 이 가운데 217명이 과거에 C형 간염에 걸렸거나 현재 감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에서는 특히 혈소판풍부혈장(PRP) 시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C형 간염에 걸린 경우가 많았는데, 이 시술을 받은 721명 가운데 199명이 C형 간염에 걸렸거나 현재도 앓고 있는 중이다. 다른 치료를 받은 824명 가운데 18명만 C형 간염에 걸린 것에 견줘 혈소판풍부혈장 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많이 감염된 것이다. 제천시의 양의원의 경우 근육주사를 받은 환자 3996명 가운데 검사가 완료된 750명 가운데 1명이 C형 간염에 감염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다나의원 등 3곳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앞으로도 C형 간염 환자가 더 늘 수 있다”며 “해당 기간 이 의원들을 이용한 환자들은 각 지역 보건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1회용 주사기 재사용과 관련해 지난 18일부터 다음달까지 6주 동안 의심기관에 대한 공익 신고를 받아 조사를 하기로 했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공동으로 조사반을 꾸려 주사기 재사용 의심기관을 현장조사할 계획이다. 또 의료법상 1회용품을 재사용해 중대한 위해가 발생한 경우, 의료인의 면허 취소를 시킬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을 추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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