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심장이 멈추면 남성이 여성보다 회복 및 생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임기 여성의 생존율은 남성보다 높았는데, 여성 호르몬이 심장정지 때 나타나는 뇌 손상을 막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16일 신상도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팀이 2009~2012년 아시아 지역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18살 이상 환자 4만159명을 대상으로 병원 밖에서의 심장 정지 현황에 대해 분석한 결과 심장 정지 발생 뒤 뇌 기능이 회복돼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는 환자는 여성의 경우 4%, 남성은 8%대로 나타났다. 나이대별로 나눠 분석한 결과에서는 18~44살의 경우 여성은 심장 정지 뒤 회복된 비율이 15%로 남성의 14.1%보다 약간 높았다. 그러나 55살 이상에서는 남성(6.7%)이 여성(3.3%)보다 2배가량 높았다. 여성의 경우 심장 정지가 오더라도 가임기에는 남성보다 더 잘 회복됐지만, 폐경기 이후로는 회복 가능성이 더 낮게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가임기 여성은 남성이나 폐경기 여성과는 달리 에스트로젠 등 여성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데, 심장이 정지돼 뇌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뇌 손상을 이 호르몬이 막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하지만 전체 심장 정지 환자의 정확한 호르몬 수치를 측정한 것은 아니므로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소생협회의 공식 학술지 4월호에 실렸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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