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살인 진드기’로 불렸던 야생진드기의 왕성한 활동시기가 다가왔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일으킬 수 있는 야생진드기는 주로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해 10월까지 번식하기 때문에, 보건당국은 봄부터 가을까지 야외활동을 할 때 이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21일 질병관리본부의 야생진드기 관련 감염병 자료를 보면, 지난해에 전국에서 모두 79명이 중증혈소판감소증후군에 감염돼 21명이 숨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4년에는 55명이 감염돼 16명이 숨졌다. 중증혈소판감소증후군은 이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가진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걸리는 감염병으로, 주요 증상은 고열, 구토, 설사, 핏속의 혈소판 감소 등으로 중증으로 악화되면 사망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3년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됐으며, 현재까지 170명가량이 감염돼 60여명이 숨졌다. 이 진드기에 물리는 환자만 감염되며, 주변 사람들에게 해당 바이러스가 전파되지는 않아 환자를 격리할 필요는 없다.
이 질환에 걸리지 않으려면,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야외 활동을 할 때에는 풀밭 위에 눕거나 옷을 벗어 두지 않아야 한다. 야외에선 돗자리를 사용하고 사용 뒤에는 잘 씻어서 햇볕에 말리는 것이 좋다. 또 진드기가 묻어 있을 수 있는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말고, 야외 활동 전에 진드기 기피제를 미리 바르고 나가는 것도 좋다. 야외 활동 뒤에는 곧바로 옷을 털어 세탁을 하고, 샤워를 하는 것이 권고된다. 샤워를 할 때에는 귀 주변, 팔 아래, 무릎 뒤 등 몸에 진드기가 달라 붙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야외 활동 뒤 6~14일가량이 지나 고열, 설사, 구토 등 소화기계 증상과 함께 전신 근육통이 나타나면 곧바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증혈소판감소증후군과 함께 쓰쓰가무시증도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환이다. 쓰쓰가무시증은 주로 늦가을에 발병하나 봄철에도 드물지 않게 감염 사례가 있으므로, 역시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진드기에 물린 뒤 주로 10~12일 만에 고열, 두통, 오한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생기지만, 물린 자리에 검은 딱지가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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