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새 아이를 낳은 기혼여성 100명 중 3명 꼴로만 산후우울증에 대해 병원 등에서 상담을 받거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외 연구기관에서는 대체로 산모의 10~15%가 산후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산모가 우울증을 겪고 있지만 제대로 상담조차 받지 않은채 방치했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21일 이소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의 ‘산전·산후관리 실태와 정책적 함의’ 보고서를 보면, 2013~2015년에 아이를 낳은 기혼여성 1776명 중 산후우울증에 대해 상담 혹은 진단을 받은 이는 46명(2.6%)에 불과했다. 46명 중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은 경우는 43.6%에 그쳤고 산부인과에서 상담을 받은 경우가 31.5%에 이른다. 이 보고서는 ‘2015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분석됐다.
특히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대도시 지역에 거주할수록 산후우울증 치료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월평균 가구소득(427만원)을 기준으로, 100% 미만인 저소득 가구의 산모는 1.3~1.9%만 산후우울증에 대한 상담 및 진단을 받았다. 이에 비해 월평균 소득 대비 100% 이상인 가구에서는 2.3~6.5%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대도시에 거주하는 기혼여성의 3.6%가 받은데 견줘 중소도시는 2.1%, 농촌지역은 1.7%에 그쳤다. 교육수준에 따라서도, 대학원을 졸업한 기혼여성은 6.9%, 고졸 기혼여성은 3.0%로,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산후우울증 상담 및 진단을 더 많이 받았다.
이소영 부연구위원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대체로 산모의 10~15%가 산후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산후우울증은 산모뿐 아니라 신생아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적절한 관리와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5년마다 국민들을 대상으로 정신질환 실태조사를 실시하는데, 올해부터 산후우울증 관련 항목도 조사 대상에 넣었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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