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음주로 발병하는 알코올성 간질환자 중 50대가 세명 중 한 명꼴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때부터 과도한 음주를 해온 이들이 50대가 되면 알코올성 간질환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알코올성 간질환’ 진료비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알코올성 간질환자는 12만7천명에 이른다. 남성이 11만명, 여성은 1만7천명으로 집계됐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과도한 음주로 나타나는 간질환으로,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구분한다. 성인 남성의 경우, 매일 40∼80g(소주 240~480㎖, 소주 1병=360㎖)을, 여성은 매일 20g 넘게 마시면 알코올성 간질환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연령대별로 보면, 지난해 알코올성 간질환자 12만7242명 중 50대가 4만2012명(33.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이상이 3만9894명(31.4%), 40대 2만8313명(22.3%), 30대 1만2992명(10.2%) 등의 차례였다. 50대 이상이 전체 진료인원의 64.4%를 차지한다. 이천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40대에서의 과도한 음주가 10년 이상 지속돼 50대 이후에 알코올성 간질환 등 신체적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체 진료환자 규모는 2010년 14만9521명에 견줘 5년새 2만2279명이 줄었다. 또 2010년 대비 2015년 진료비 증가율을 진료 형태별로 보면, 입원치료가 45.0%나 늘어, 외래진료(15.5%), 약국이용(12.8%)에 견줘 증가폭이 컸다.
알코올성 지방간이나 간염은 대개 증상이 없으며, 초음파 검사나 혈액검사로 간기능 이상이 확인된다. 금주와 절주가 가장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법이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대부분 음주를 중단하면 4~6주 내에 정상으로 돌아온다. 알코올성 간염도 음주를 중단하면 생존율이 높아지지만, 반복적으로 간염에 걸리게 되면 간경변증으로 진행돼 회복이 어려워진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영양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음주로 인한 간손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영양관리도 중요하다. 또 심한 알코올성 간염 환자는 근육위축이 발생할 수 있어, 간단한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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