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된 양의 78%가 이미 사용돼
뒤늦게 미감염 증명서 제출됐지만
“광우병 안전관리 책임 소홀”
뒤늦게 미감염 증명서 제출됐지만
“광우병 안전관리 책임 소홀”
광우병 우려 국가인 브라질에서 목축된 소에서 나온 원료를 쓴 수술용 실을 수입할 때, 광우병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증명서를 확인하지 않은 채 대량으로 들여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수술용 실은 통관된 뒤 수많은 병원에 유통돼 상당수가 사용됐으며, 뒤늦게 광우병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증명서가 제출됐다.
7일 남인순(더불어민주당)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브라질산 소 유래 원료사용 봉합사 수입·유통 내역’자료를 보면, 브라질은 광우병 우려 36개국에 속해 소에서 나온 원료를 쓴 제품은 수입할 때 브라질 정부가 인정한 광우병 미감염증명서를 제출받아야 하는데 수년 전부터 이 증명서를 확인하지 않은 채 소에서 나온 원료로 만든 수술용 실이 대량으로 수입돼 유통됐다. 해당 봉합사는 코비디엔코리아㈜, ㈜푸르고,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등이 27만5417개를 수입했고, 이 가운데 25만9980개가 출고돼 21만2912개가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수술용 실은 대부분 인체에서 자연스럽게 흡수되는 흡수성 봉합사(녹는 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지난해 5월19일에서야 뒤늦게 미감염증명서가 제출되지 않았음을 알고, 병원 등에 공급된 수술용 실 가운데 사용되지 않은 제품을 봉인 조치했다. 해당 수입업자들은 봉인됐던 수술용 실 제품을 전량 회수해 폐기하고, 현재는 수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남인순 의원은 “만약 광우병에 감염된 소에서 나온 원료를 사용한 봉합사였다면 엄청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식약처는 이런 사실에 대해 쉬쉬하며 언론이나 국회를 통해 국민에게 보고한 바 없어 은폐 의혹이 나온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또 “이번 사건은 식약처가 광우병 등에 대한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수입통관 시스템을 개선해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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