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된 적응증 처방 비율은 34%에 불과
바르는 항생제에 대한 처방 건수가 미국보다 약 3.5배 많아 과잉처방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 김은영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팀이 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환자 표본 자료를 이용해 바르는 항생제 성분인 ‘무피로신’의 외래처방 유형과 처방 적절성을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는 인구 1천명당 처방건수가 46.07건에 달해 미국의 13.10건보다 약 3.5배 많았다. 무피로신은 베이거나 긁힌 작은 상처, 가벼운 화상 등 피부의 작은 상처에 세균이 증식하는 것을 막아 상처 치유를 돕는 데 쓰이는 바르는 항생제다. 허가받은 효능·효과는 주로 종기, 모낭염, 상처로 인한 세균성 피부 감염증 등이다. 국내에서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사서 쓸 수 있지만, 연구팀은 일반의약품 사용량은 제외하고 병원에서 처방되는 무피로신에 한정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허가된 적응증으로 처방되는 비율은 전체의 33.8%에 불과했다. 또 처방 주기를 봤을 때 평균 사용일수는 하루나 이틀 정도였지만 반복해서 처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30일 안에 무피로신이 재처방된 경우는 8.9% 정도였다. 연구팀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무피로신의 빈번한 사용으로 항생제 내성균이 출연하고 있다고 판단해 30일 안에 재처방하지 않도록 권하고 있다”며 “국내의 경우 바르는 무피로신이 일반의약품이기 때문에 실제 국내 전체 사용량은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항생제 내성균은 해당 항생제를 써도 약효가 없어지는 것으로, 더 비싸고 강력한 항생제를 써야 해 비용 부담이 커지고 부작용이 많아질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 연구팀은 또 “앞으로 일반의약품 구매 사용량을 포함해 전체 사용량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항생제 연고의 적정 사용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임상약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