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3400만원 넘는 퇴직자, 건보료 월 0원→20만원대로

문답으로 보는 건보료 개편안

연금 일정액수 이상이면 자녀 피부양자 안돼
월급외 고소득직장인 추가보험료도
1단계 3400만원 넘으면 더 내야
지역가입자 전세 건보료 크게 줄여

23일 정부가 국회 공청회에서 발표한 건강보험료(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에 따른 변화를 피부양자, 직장가입자, 지역가입자 등 크게 세가지 유형별로 정리해본다. 정부안에서 1단계는 2018년, 2단계는 2021년, 3단계는 2024년을 가리킨다.

- 피부양자 인정 범위가 줄어든다는데?

= 현재는 직장가입자의 부모, 자녀, 형제 자매 중 금융소득, 공적연금, 근로소득과 기타소득의 합, 이 세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가 한 해 4천만원을 넘지 않으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앞으로는 이 세 가지를 모두 합친 한해 종합소득이 2018년 3400만원, 2021년 2700만원, 2024년 2000만원이 넘으면 피부양자 자격이 없어진다. 예를 들어 연금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공무원 연금소득자의 경우에는 앞으로 피부양자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연금소득의 경우 소득 기준을 넘겨 지역가입자가 되더라도 2018년에는 연금 소득의 30%, 2024년에는 50%에만 보험료를 매긴다.

또 재산의 경우 현재 재산 과표 9억원(시가 18억원)이 넘는 재산이 있으면 피부양자로 인정되지 않아 지역가입자가 됐는데, 앞으로는 과표 5억4천만원이 넘으면서 한해 1천만원 이상의 소득이 있으면(1단계) 지역가입자가 돼 건보료를 내야 한다. 3단계는 과표 3억6천만원이 넘으면서 한해 1천만원 이상의 소득이 있으면 지역가입자가 된다. 예를 들어 재산 과표가 3억660만원이면서 연금을 한해 3413만원을 받았던 사람이라면 현재는 피부양자로 인정돼 건보료를 내지 않지만 1단계가 시행될 때에는 지역가입자가로 바뀌어 한달 21만3천원을 내게 된다. 이처럼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가 되는 세대는 1단계 시행에서는 7만 가구, 3단계에서는 47만 가구가 될 전망이다.

- 직장가입자인데, 월급 외에 다른 소득이 있으면 건보료가 얼마나 부과되나?

= 월급 이외의 별도 소득에 대해 현재는 1년에 7200만원이 넘으면 별도의 건보료가 부과되고 있다. 단계적으로 이 기준이 낮아져 1단계 3400만원(2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 2단계 2700만원, 3단계 2천만원이 넘길 경우 건보료를 내야 한다. 다만 월급 외 소득 전체에 매기는 현재와 달리 개편안에서는 기준금액의 초과분에 대해서만 건보료를 낸다. 1단계 기준으로 만약 월급 외 4000만원의 별도 소득을 벌었다면 초과분인 600만원에 대해 6.12%(올해 기준)의 보험료인 36만7200원을 12등분해 매달 3만600원을 추가로 내게 된다. 예를 들어 한달 300만원을 벌면서 임대소득이 한해 6000만원인 직장인이면 현재는 한달 건보료를 9만2천원 내지만 1단계가 적용되면 임대소득에 대한 보험료를 내게 되면서 한달 13만3천원을 추가로 내면서 모두 22만5천원을 내게 된다.

- 지역가입자는 그동안 이른바 ‘송파 세모녀’처럼 전세금에도 보험료가 부과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 앞으로는 어떻게 달라지나?

= 현재는 지역 가입자의 경우 전세 보증금에 대해서는 500만원을 공제하고 난 금액의 30%를 재산으로 간주해 보험료를 부과하고, 월세도 전세로 전환해 보험료를 계산했다. 송파 세모녀는 소득이 거의 없으면서 한달 50만원의 월세를 냈는데, 한달 건강보험료가 4만8천에 이르렀다.

앞으로는 전세 보증금의 30%에서 공제금액을 뺀 금액을 기준으로 부과해 전세에 대한 건보료가 크게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송파 세모녀는 한달 건보료가 1만3천원으로 줄어든다. 또 재산에 대한 건보료 부과에서 기본 공제액이 최대 1200만원(1단계)으로 높아져, 1200만원 이하의 집을 가졌거나 4000만원 이하의 전세에 살면 재산에 대한 건보료는 면제된다. 2단계에는 기본 공제액이 2700만원, 2024년에는 5000만원으로 높아진다.

김양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