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가 다인가구에 비해 ‘혼밥(혼자 하는 식사)’을 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혼자 식사를 하는 경우 라면 등으로 대충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 ‘신 건강취약계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오유진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부연구위원의 ‘1인가구, 신건강취약계층으로의 고찰 및 대응’ 보고서를 보면, 1인가구의 혼자식사 비율은 91.8%인데 견줘 다인가구는 20.9%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민건강영양조사 1~6기(1998~2014년) 결과에 대한 분석 등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또 20대 직장인 및 대학생 453명의 응답을 통해, 혼자식사를 하게 되면 ‘식사를 대충하게 된다’(35.8%)거나 ‘인스턴트 식품을 주로 먹게 된다’(19.2%)는 등 약 55%가 식사를 대충 때우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혼자식사 때 1~5순위 메뉴는 라면, 백반, 빵, 김밥, 샌드위치로 가족식사 때 메뉴인 백반, 고기류, 찌개, 해산물요리, 중식과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혼자식사 때 20대 비만인은 정상 또는 저체중군에 비해 식사를 빨리, 더 많이 먹고 배가 불러도 음식이 남으면 더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를 빨리 할수록 비만,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게 보고된다”고 전했다. 이어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1인가구의 건강상태가 다인가구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만성질환율, 외래진료경험률, 입원율, 우울의심률, 자살생각 등에서 1인가구와 다인가구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고 밝혔다. 중년층의 만성질환율은 1인가구가 64.8%인 데 견줘 다인가구는 44.0%이며, 우울의심률도 1인가구가 27.2%인데 견줘 다인가구는 8.8%에 그친다.
오 부연구위원은 “1인가구들 중에는 지속적 외식이나 불규칙한 생활습관 때문에 영양 불균형, 만성위염 등 건강문제를 가지고 있거나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경우도 있다”며 “건강취약계층으로의 진입 위험이 있는 1인가구의 건강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 모색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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