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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간호대 정원 늘려왔지만 병원 간호사는 안늘어나는 이유

등록 2018-02-22 19:09수정 2018-02-22 23:29

간호대학 공동 연구팀, 간호인력 조사 결과
최근 5년 동안 신규 간호인력은 32% 증가해
하지만 간호인력 개선된 병원은 19%에 그쳐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간호대학 정원을 늘려 간호사를 많이 배출해도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수는 그다지 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 간호사가 충원되더라도 그만둔 경력 간호사의 빈자리를 채우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이익을 좇는 병원들이 인력 충원을 꺼리고, 이에 따라 간호사의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덩달아 이직률도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김윤미(을지대)·유선주(목포대)·김진현(서울대) 간호학과 교수팀이 전국 1042개 병원의 2010년과 2015년 간호인력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보면, 해당 기간 새롭게 면허를 취득한 간호사 수는 늘었지만 병원 내 간호사 수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를 보면, 해당 기간 새로 면허를 얻은 간호사는 1만1709명(2009년)에서 1만5411명(2014년)으로 32% 늘었다. 하지만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간호인력 수준이 개선된 의료기관의 비율은 19.1%(199곳)에 그쳤다. 간호사 공급이 크게 늘었는데도, 조사 대상 병원의 70.1%(730곳)는 인력 수준에 변화가 없었고 10.3%(113곳)는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윤미 교수는 “정부가 비수도권 지역의 대학에서 간호학과 정원을 늘리는 정책을 시행했지만 해당 지역 의료기관의 간호사 고용을 늘리거나 간호사 배치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에는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나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활동 간호사 수는 오이시디 회원국 평균치가 898명이지만 우리나라는 그 66% 수준인 594명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또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수가 적다 보니 과다한 업무에 시달려 결국 그만두게 되고, 이 자리를 신규 간호사가 채우는 일이 거듭되며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간호사도 많아지고 노동 환경도 나빠지고 있다”며 “정부가 의료법에서 의료기관 규모별로 규정한 간호사 인력 기준을 준수하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에서는 경력 간호사의 이직이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간호사 ‘태움’(신입 간호사에 대한 선배 간호사의 괴롭힘을 뜻하는 은어) 문화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적정 간호인력’의 충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간호사 업무가 워낙 어렵고 힘들다 보니 국내에서는 간호사 이직률이 33.9%에 이르는데, 일본만 해도 7%를 벗어나지 않는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간호업계 ‘태움’ 문화도 결국 인력이 너무 부족해 생기는 스트레스에서 빚어지고 있는 만큼, 병원은 물론 정부도 적정 간호인력 확보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짚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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