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4차 전파 감염 환자가 발생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입구에 17일 접견 중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 구치소에 근무하는 4차 전파 환자는 3차 전파가 일어난 서울 도봉구 노래방을 방문한 지인과 여행을 다녀온 뒤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4차 감염’이 두건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추가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유흥시설과 노래방 등 시설별 위험도를 세분화하는 한편, 18일부터 입대하는 장병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실시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4차 전파가 진행된 경우는 현재까지 2명으로 분류된다”며 “클럽 직접 방문자는 잠복기가 지나고 있어 최근에는 집이나 다중이용시설에서 노출되는 2~4차 확진자 수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첫 4차 감염으로 방역당국이 확인한 서울구치소 교도관은 3차 전파가 일어난 도봉구 노래방에서 감염된 지인과 결혼식장을 다녀온 뒤 확진됐다. 이어 추가된 사례 역시 노래방을 통해 옮겨졌다. 홍대 주점을 방문한 강서구 확진자 직장 동료의 딸로, 강서구 확진자는 이태원 클럽 방문 확진자와 같은 관악구 노래방에 들렀던 사실이 확인됐다. 이날 낮 12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확진자는 168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클럽 직접 방문자는 89명, 가족·지인 등 접촉자가 감염된 사례가 79명이다. 연령별로 20대가 102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27명, 18살 이하 17명, 40대 11명, 50대 6명, 60살 이상 5명 등의 차례다.
방역당국은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는 노래방 등 젊은층이 자주 가는 장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에 노출돼 방역당국이 조사 중인 노래방은 마포구 락휴코인노래연습장과 도봉구 가왕코인노래연습장, 관악구 별별코인노래연습장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코인노래방의 경우 방이 굉장히 좁고 밀집되어 있고 노래를 부르고 나올 때 야외가 아닌 복도 공용공간을 통해서 환기하기 때문에 방 안에 있었던 비말들이 복도로 퍼져 주변에 감염을 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인노래방과 유흥시설, 볼링장 등 20~30대 젊은층이 밀접하게 접촉하는 공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이런 시설별 위험도를 좀더 세분화하고 시·도 단위로 조치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보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원 중 작업치료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폐쇄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에 17일 오후 접근금지 안내선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또 다른 집단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방역당국은 20대가 다수인 입영 장병을 대상으로 18일부터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여러명의 검체를 취합해 한꺼번에 검사하는 ‘취합검사법’을 활용해 매주 8주간 6300명을 검사할 계획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20대가 상당히 발병률이 높은 연령이고, 군부대 특성상 집단생활을 하고 신체 접촉이 많은 훈련을 받는 장소이기 때문에 환자 1~2명이 발생할 경우 집단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도가 있다”며 “안전을 위해 입소 전 선별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국방부와 협의해서 진행하게 됐다”고 검사 취지에 관해 설명했다.
20대 중 코로나19 무증상자가 많다는 점도 진단검사를 시행한 배경으로 꼽힌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의 특징이 증상이 아주 가볍거나 무증상인 경우에 양성률이 상당히 높은 편인데, 20대가 실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며 “현재 방대본이 운영 중인 환자신고체계, 감시체계는 증상이 있어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만 진단되는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어 한계가 상당히 있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위험도에 따라 8주 뒤 검사 지속 여부 등을 판단할 예정이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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