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한 대학가의 동전노래방에 집합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지난 22일부터 동전노래방의 영업을 사실상 금지하는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전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새달 초부터 클럽 등 유흥시설 등에 큐아르(QR)코드를 활용한 ‘전자출입명부’를 활용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6차 감염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나오는 등 ‘왕성한 전파’가 일어나고 있는 서울 이태원 클럽발 감염 같은 사례를 막아보려는 조처다. 지역에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도 계속 나오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 조사 과정에서 출입자 명부에 허위로 기재한 이용자가 많아 역학조사 수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신속하게 접촉자를 파악해 격리하는 후속조치가 늦어졌고, 그사이 추가 전파가 이어졌다”며 전자출입명부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전자출입명부는 이용자가 네이버 등에서 일회용 큐아르 코드를 내려받아 시설 관리자에게 제시하면 이름과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는 큐아르 코드 발급회사에, 시설정보와 방문기록은 공공기관인 사회보장정보원으로 각각 나뉘어 전송되는 형태다. 이 정보들은 암호화된 상태로 4주간 보관된 뒤 폐기된다. 유흥주점과 콜라텍 등 집합제한 명령을 받은 곳은 의무적으로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해야 하며, 감염병 위기 경보 심각·경계 단계에서만 한시 운영한다. 새달 초 시범운영을 거쳐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2주간 “대규모 유행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이태원 클럽 역학조사 속도가 확산 추이를 따라잡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서울 중랑구에서는 이태원 클럽발 6차 감염이 의심되는 사례가 나왔다. ‘인천 학원강사→수강생→택시기사→경기 부천시 돌잔치 참석자→직장동료 40대 여성’을 거쳐, 아내인 이 40대 여성한테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5차 감염 사례도 추가됐다. 인천시는 부평구 산곡동에 거주하는 ㄷ씨와 그의 아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ㄷ씨 역시 학원강사로부터 시작해 제자와 택시기사로 이어진 감염자이며, ㄷ씨의 아들은 5차 감염자로 추정된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도 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주간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의 비율이 6.8%로, 그 전 2주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방역망 내 환자 관리 비율도 80% 미만으로 떨어졌다. 지난 23일에는 경기 부천소방서 서부119안전센터와 서울 마포소방서에서 근무하는 예비부부 소방공무원 등 2명이, 22일엔 부천 신상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하던 30대 소방관과 그의 아내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소방청은 경기 부천소방서에서 접촉자와 동일 공간을 사용한 소방공무원 등 138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한 결과, 24일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경북 구미시에서는 대구 농업마이스터고에서 시작된 감염이 교회 등을 중심으로 퍼져, 이 학교 3학년 학생의 20대 형, 이들 형제가 다니는 구미시 원평동 중앙시장 안 엘림교회 목사 부부와 신도 3명의 감염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날 충북 청주시에서는 이태원 클럽 등과는 연관이 없는 30대 농민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방역당국은 장기체류 외국인의 출국 후 코로나19에 감염돼 재입국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새달 1일부터 등록외국인 재입국 허가제와 재입국자 진단서 소지 의무화를 시행한다.
권지담 서혜미 이정하 구대선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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