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종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외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엿새간 코로나19 확진자가 1천명 넘게 발생하는 등 수도권 중심으로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자 정부가 “언제든 전국적인 대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라며 “수도권 주민들은 앞으로 2주간 필수적인 외출을 제외하고는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조처를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는 건 상황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본 뒤 결정하겠단 입장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금이 대규모 유행이 전국으로 번질 것인가,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 중대한 고비가 되는 한 주라고 본다”며 “정부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과 역량을 총 결집하여 확산을 차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총괄조정관은 “수도권의 경우, 언제 어디서든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 수도권 주민은 앞으로 2주간 출퇴근, 생필품 구매, 병원 방문 등 필수적인 외출을 제외하고 집에 머물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283명으로, 이가운데 89%(252명)는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140여명으로 신규 확진자의 과반을 차지했다. 정부는 사랑제일교회 관련자 가운데 검사 대기 중인 이들이 다수 남아있고, 다른 지역의 집단감염으로 이어지고 있어 이번주까지는 환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까지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3275명이 검사를 받았는데, 이 중 확진자는 568명으로 양성률이 약 17%에 달한다. 김 총괄조정관은 “명부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600여 명에 대해서는 서울시, 경찰청 등이 협력하여 정확한 교인명단을 확보하고 신원 확인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일과 15일에 열린 경복궁·광화문 집회 참석자에 대해서도 이동통신사 등의 협조를 받아 명단 확보를 진행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처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데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총괄조정관은 “(강화 조처를 수도권에 한정한 건) 최대한 방역조치를 달성하면서도 일상을 어느 만큼 적정선에서 보장할 것인가 균형을 맞추기 위한 고민이 녹아있는 결정”이라며 “사랑제일교회나 광화문 집회 참석하셨던 분들을 통한 새로운 환자가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확인이 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하면 추가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병상 확보를 위해 경증 환자들이 입소하는 생활치료센터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이날까지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운영하는 3개 생활치료센터의 가동률이 25%수준인데, 이를 높여 중증 환자를 위한 병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오늘 태릉선수촌 생활치료센터가 개소한다. 4∼5곳의 센터도 현재 (개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개소하는 태릉선수촌 생활치료센터에는 서울의료원 의료진이 파견돼 운영할 예정이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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