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근무 직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가동이 중단된 경기도 광명시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의 모습. 연합뉴스
1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53명 늘어, 진정 국면으로 보였던 확산세가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대형 사업장과 요양시설 등에서 새로운 집단감염 고리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동량이 많아지는 추석 연휴를 최대 위험 요인으로 보고, 다음주 중 관련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기도·광명시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에서 직원 9명과 가족 3명 등 총 12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확진 직원들 가운데 1명은 1공장, 나머지는 2공장에서 서로 떨어진 채로 일해, 방역당국이 이들 간 전파경로를 조사 중이다. 확진자들의 거주지는 서울 동작구와 경기 용인·수원·시흥·광명 등 여러 지역에 걸쳐 있다. 이 공장에서는 6천여명이 일하고 있으며 대부분 생산라인이 중단된 상태다. 방역당국은 밀접접촉자 151명을 안산과 군포, 안양, 광명 지역 병원으로 분산시켜 진단검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6월에도 2명이 같은 공장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지만, 곽진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서로 관련 없는 개별적 지역사회 감염”이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은 대구 북구 동충하초 설명회와 관련한 누적 확진자와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관련 확진자가 각각 58명과 46명으로 늘어나는 등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새로 발생한 집단감염 고리만 전국적으로 35건에 이른다. 경기 고양 정신요양시설(박애원·11명)과 성남 장애인복지시설(서호주간센터·9명)에서도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2주간(9월4~17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은 26.4%까지 올랐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1일 176명에서 12일 136명으로 떨어진 뒤 닷새 동안 100명대 초반을 유지해왔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대 중반으로 증가하자, 방역당국은 ‘일시적 증가’ 가능성을 언급했다.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선, 집단감염 숫자에 따라 확진자 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우리 사회가 안전하지 않다는 신호”라며 “무증상·경증 감염원이 지역사회에 어느 정도 남아 추가 전파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완화해서 확진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추석 연휴, 동절기 기온 하락, 인플루엔자 유행 가능성 등을 앞으로의 위험 요인으로 보고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주 중에 추석 연휴 때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20일까지 시행 예정인 비수도권의 거리두기 2단계 조처 연장 여부는 이번 주말께 결정된다.
최하얀 권지담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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