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 내부 모습. 연합뉴스
국내 지역감염에 따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일 만에 50명 이하로 줄었다. 방역당국은 “의료기관 집단감염 등이 있어, 좀 더 추이를 지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낮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7명으로, 국내 발생이 41명, 국외 유입이 6명이라고 밝혔다. 국내 지역감염에 따른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집계된 건 지난달 29일(38명) 이후 처음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확진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안정화되는 경향은 있다”면서도 “의료기관 등 고위험군이 밀접한 시설에서 산발적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앞으로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에선 이틀 만인 이날 5명이 코로나19에 추가 확진돼, 확진자가 58명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는 2층 병실에 입원했던 환자(3명)와 2층 근무자(2명)다. 기존 확진자를 포함하면 2층에서만 전체 확진자의 82.7%인 48명이 나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돼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방역당국의 부담이다. 이미, 거리두기 완화 직전인 지난 주말(10∼11일) 전국의 휴대전화 이동량은 일주일 전(3∼4일)보다 7.8% 늘어난 6853만1천건이었다. 수도권부터 순차적으로 2단계가 적용되기 시작한 8월19일 이후 주말 이동량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손영래 반장은 “그간 미뤄온 약속이나 행사, 여행 등을 준비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생활 속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며 “(특히) 수도권은 진정세가 아직 더딘 만큼,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 모이는 행사 등은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17일로 신고된 서울시내 집회 1159건 가운데 100명 이상이거나 금지구역에서 열겠다고 한 집회 147건에 금지를 통고했다.
한편, 이날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걱정과 우울 등 국민 건강지수가 악화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지난 9월10∼21일 19∼70살 20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차 국민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9월 ‘걱정과 두려움’ 지수는 평균 1.77로 3월(1.73)과 5월(1.59)보다, 우울지수는 평균 5.86으로 3월(5.1), 5월(5.12)보다 모두 높게 나타났다. 우울 문항 가운데 극단적인 선택이나 자해를 생각한 경험을 보여주는 ‘자살사고’ 문항에는 13.8%가 ‘그렇다’고 답해 3월(9.7%)과 5월(10.1%)보다 더 높아졌다. ‘2020 자살예방백서’에 담긴 지난 2018년 성인 자살생각률(4.7%)와 비교하면 약 3배 증가했다.
권지담 김광수 기자
gon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