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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 민주노총 탈퇴시킨 문건 나왔다”

등록 2021-10-13 15:24수정 2021-10-13 17:21

공공운수노조 세브란스병원분회
회견서 수사보고서 열람 내용 공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전경. 세브란스병원 제공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전경. 세브란스병원 제공
세브란스병원 사무국이 민주노총 소속 청소노동자를 탈퇴시켜 한국노총에 가입시킨 정황이 담긴 문건 내용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현재 이 병원 사무국장과 사무팀장 등은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세브란스병원분회는 13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 수사보고서를 통해 세브란스병원 사무국이 작성한 노조 탄압 문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 수사보고서를 열람해 세브란스병원과 용역업체 태가비엠이 작성한 문건 목록과 각종 업무용 메모 등을 확인했고, 일부 내용을 수기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세브란스병원은 태가비엠이라는 용역업체를 통해 청소노동자를 간접 고용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과 태가비엠은 지난 2016년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설립되자, 출범식을 방해하고 탈퇴를 종용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조 방해 공작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았다.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2019년 11월 이 사건을 일부 기소 의견으로 서울서부지검에 송치했고, 검찰은 지난 3월 태가비엠 부사장과 세브란스병원 사무국장 등 9명을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날 노조가 정리한 문건을 살펴보면, 세브란스병원 사무팀이 2016년 9월 작성했다는 ‘X층 구○○ 미화원 한노 전환배경 및 조치보고 <2016.9.29.(목)사무팀>’ 문건엔 특정 조합원을 민주노총에서 탈퇴시켜 한국노총으로 가입시킨 경과가 담겨 있었다. 작성자는 ‘친분관계 활용 X층 구○○ 등 설득자 4명’을 표기한 뒤, 그 옆에 설득자로 보이는 이들의 이름을 나열하거나 ‘민노 탈퇴-현장관리자 작업’이라는 문구도 적었다.

세브란스병원 사무팀 관계자가 썼다고 노조가 주장하는 문건 내용 갈무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세브란스병원분회
세브란스병원 사무팀 관계자가 썼다고 노조가 주장하는 문건 내용 갈무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세브란스병원분회
민주노총 탈퇴를 관철시키기 위해 민주노총 조합원의 담당 구역을 이동하게 하려던 정황도 담겨 있었다. 해당 문건을 보면 ‘구○○(조합원) 민노 이유로 구역 교체 지침-사무국장님 주관 소장회의’라고 적고 그 밑에 ‘현장관리자 등에게 구○○ 한노 전환시 구역 유지 건의’라고 적었다. 민주노총에 소속된 특정인을 한국노총으로 옮기게 하면 담당 구역 교체 조처를 취소해 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로 규정돼 처벌 받는다.

또 다른 문건인 ‘태가 민노조합원 현황 및 탈퇴 유도(태가비엠) 전략 보고’에도 조합원 탈퇴 설득 과정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2016년 11월 사무팀이 작성했다는 이 문건은 특정인의 이름을 언급하며 “조합 가입 성향별 분류에서 ‘지인 관계망’에 따른 설득 작업이 주요하였음’이라고 적거나 ‘현장관리자 반장을 통해 회유됨, 야간 응급실 이□□도 위 2명과 절친인 것으로 파악되어 추가 전향의지 있음’이라고 적었다. 민주노총 탈퇴 관련 동향을 수집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세브란스병원 쪽은 노조의 주장과 관련해 <한겨레>에 “재판 중인 사안이라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세브란스병원 사무팀 관계자가 썼다고 노조가 주장하는 문건 내용 갈무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세브란스병원분회
세브란스병원 사무팀 관계자가 썼다고 노조가 주장하는 문건 내용 갈무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세브란스병원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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