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과 민주노총 산하 삼성그룹사 노조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삼성전자 노동조합들이 회사와의 임금교섭 과정에서 쟁의권을 확보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노조에 대화를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의 경영진 면담 요구에 응한 것이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삼성전자노조 공동교섭단에 속한 노조 쪽에 “3월 중에 대표이사가 노조를 만나 대화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주주총회가 예정된 다음달 16일 이후라면 삼성전자의 한종희(가전·스마트폰 부문) 부회장, 경계현(반도체 부문) 사장 가운데 한명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 역사상 처음으로 체결된 단체협약 체결식에서 김현석 대표이사가 자리한 바 있지만, 교섭 등 노조와의 협상과정에서는 대표이사가 노조를 만난 적은 없다.
공동교섭단 관계자는 “회사의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환영한다”며 “노조의 임금교섭 요구내용과 그 취지를 대표이사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15차례에 이른 임금교섭 과정에서 △성과급 지급·임금인상 체계 변경 △포괄임금제·임금피크제 폐지 △유급휴일 확대 등을 주장했으나 회사가 이를 전혀 수용하지 않았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까지 거쳤으나 ‘조정중지’ 결정된 바 있다.
앞서 공동교섭단은 지난 2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임금교섭 과정에서의 회사의 불성실한 교섭태도에 대해 비판하며 최고 경영진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회사가 노조와 단체교섭을 하면서도 노사협의회와 임금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삼성 계열사에 조직된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도 함께해 “옛 미래전략실인 사업지원티에프(TF)가 ‘무노조경영’을 지속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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