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방문해 손경식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색깔론·극우적 발언으로 연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자신을 ‘노동운동가 출신’이라고 강조하는 데 대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독립운동하다 일본군 앞잡이로 전향한 사람도 독립운동가라고 하고 다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14일 오전 <문화방송>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몇십 년 전에 노동운동을 잠깐 했다고 노동계 인사라고 보지 않는다”며 “그동안 보수·극우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노동자들에 대한 혐오 발언을 쏟아낸 사람이라는 것을 대통령도 정부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이런 분을 대화를 주도하는 자리에 앉혔다는 것은 노동자들과 대화가 아니라 (노동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를 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취임 이후 한국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잇달아 방문한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에도 방문 의사를 타진했지만 양 위원장은 만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막말을 쏟아내고 있어서 지금 시기에 유의미한 대화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는 중재자·조율자로서 균형 있는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하는데, 정부가 노동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경사노위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12일 국정감사에서 “민주노총 산별 위원장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한 데 대해,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 16개 산별노조(연맹) 위원장 중에 김 위원장을 만난 사람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민주노총 산하) 노조 대표자 중에 한 분 정도 만난 것 같은데, 자기가 민주노총과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과대하게 포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김문수 위원장을 경사노위 수장으로 임명한 데 대해 “70년대 말~80년대 실제로 노동 현장을 많이 뛴 분이기 때문에, 진영에 관계없이 많은 노동운동가와 네트워크도 가지고 있고 현장을 잘 아는 분이기 때문에 다른 것 고려 않고, 현장을 잘 안다고 판단해서 인선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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