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제공
민주노총이 국제노동기구(ILO)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회에서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정부 대응이 “국제노동기준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6일 오후(현지시각)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7차 국제노동기구 아태지역 총회 본회의 기조연설에 나선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한국 정부는 한국에서 이제 막 발효된 국제노동기구 기본협약(87·98·29호)을 종잇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법치와 자유를 말하는 정부는 법으로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며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정부 대응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윤 수석은 “화물노동자의 파업에 대해 정부는 노동자가 아니라며 공정거래법을 이용해 조사에 나서는가 하면, 강제노동에 해당하는 업무개시명령으로 파업권을 부정했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화물연대 파업이 ‘북핵위협과 마찬가지’라고 밝혀 노동자들의 투쟁을 전쟁으로 대하는 반노동 입장을 노골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상황에 대한 특별한 주목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하고 회복탄력성 있는 복원은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의 완전한 보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국제노동기준의 수립과 적용 및 감시·감독 시스템을 국제노동기구 활동의 중심에 놓겠다는 사무총장의 입장을 지지하며 모든 노동자가 아무런 위협과 두려움 없이 노동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민주노총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국제노동기구 아태지역 총회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하고 복원력 있는 인간 중심의 회복’이라는 주제로 이날부터 오는 9일까지 열린다. 아태·아랍지역 36개 회원국 노·사·정 대표가 참석한다. 한국에선 노동자 대표로 윤 수석이, 사용자 대표로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근부회장, 정부 대표로 박종필 고용노동부 기획조정실장이 참석한다. 이 부회장과 박 실장의 기조연설은 오는 7일 예정돼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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