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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삼성 공장 13년 일하고 암 진단…산재 신청 앞두고 끝내 숨졌다

등록 2023-01-04 17:48수정 2023-01-04 21:19

국내 한 반도체 공장 생산라인의 모습. 반도체 제조업은 직업성 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국내 한 반도체 공장 생산라인의 모습. 반도체 제조업은 직업성 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엘시디(LCD) 공장에서 13년 동안 일하다 유방암을 진단받고 투병생활을 해온 30대 여성노동자가 지난해 12월31일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근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낸 추모자료에 따르면, 1984년생 박아무개(38)씨는 19살이던 지난 2003년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사업장에 입사해 13년간 엘시디 제조공정에서 일했다. 반올림은 박씨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발암요인으로 지목되는 야간 교대근무를 해왔고 발암물질인 감광제·유기용제, 성분을 알 수 없는 화학물질이 있는 컬러필터(CF) 공정과 모듈공정에서 일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감광제를 굽는 오븐기 바로 옆에서 일하며 오븐이 열릴 때마다 열기와 함께 탄 냄새와 역겨운 냄새가 심하게 났지만, 당시 회사에서는 노출을 차단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는 없었다”며 “유방암과 높은 엑스선 방식의 이오나이저 장치(정전기 제거장치)를 통해 방사선 노출 위험도 있었다”고 밝혔다.

박씨는 2016년 10월 32살 나이에 유방암을 진단받고 지난 6년간 항암치료를 이어왔으며, 가족을 통해 산업재해 신청을 준비 중이었다. 반올림은 “그동안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서 일한) 여성노동자들의 유방암 발병 제보와 산재 신청이 계속돼 왔다”며 “16건의 유방암 산재 인정 사례를 살펴보면 10년 안팎의 짧은 근무기간에도 3교대 등 강도 높은 야간 교대근무와 화학물질, 방사선 (노출) 등 복합적 영향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이유였다”고 짚었다. 또 “암 발병이 산재임을 인정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재발방지를 위해 힘써야 한다”며 “특히 야간 교대가 미치는 건강영향이 심각하지만 아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노출 가능한 화학물질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권리조차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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