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사업주와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거나 쓰더라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해 12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리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천명한테 설문 조사한 결과, 5인 미만 사업장에 다니는 직장인 가운데 39.5%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 13%는 근로계약서를 쓰긴 했지만 받지 못했다. 5인 미만 사업자 노동자 절반이 넘는 52.5%가 자신의 근로계약 내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일을 하는 셈이다. 현행 근로기준법(17조)은 임금과 노동시간, 휴일, 휴가, 업무 등의 내용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해 노동자한테 주도록 한다.
직장갑질119는 채용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업주 갑질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채용공고에는 연장근로나 야근 관련 수당을 준다고 해놓고 막상 입사 뒤엔 포괄임금이라며 수당을 떼먹거나, 정규직인 줄 알았더니 3개월 수습 기간에만 계약직 근로계약서를 쓰자고 한 뒤 3개월 뒤 해고하는 식이다.
김유경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입사 과정에서 생살여탈권을 쥔 사업자에 대해 취업 예정인 노동자들은 철저하게 을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부당하거나 불법적인 상황이 닥쳐도 문제 제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현재 3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하는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소규모 사업장에도 적용하고, 이에 앞서 정부가 사장의 채용 갑질 사례를 근절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짚었다.
전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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