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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엔씨소프트 노조 설립…“시스템 있어도 군대식 문화에 무용지물”

등록 2023-04-10 17:27수정 2023-04-10 17:37

게임업계 다섯 번째 노조 탄생
송가람 엔씨소프트지회장 인터뷰
오른쪽부터 송가람 엔씨소프트 지회장, 이정미 수석부지회장, 윤남경 사무장.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제공.
오른쪽부터 송가람 엔씨소프트 지회장, 이정미 수석부지회장, 윤남경 사무장.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제공.

온라인 게임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에 노동조합이 처음으로 설립됐다. 넥슨·스마일게이트·엑스엘게임즈·웹젠에 이어 게임업계에서 탄생한 다섯 번째 노조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엔씨소프트지회는 10일 출범을 공식화했다. 별칭은 ‘우주정복’으로 ‘우리가 주도적으로 정의하는 행복한 회사’의 줄임말이다. 지회는 이날 노조 가입서를 배부하며 본격 활동을 시작했고, 사측에 △고용 안정 △수평적인 조직문화 △투명한 평가 및 보상체계 등을 요구했다.

다음은 송가람 엔씨소프트지회장과 일문일답.

—오늘 노조 가입서를 배부한 첫 날이었다. 반응은 어땠나.

“노조 설립을 많이 기다려온 느낌이 역력했다. 다들 노조 설립을 고대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설립돼 ‘반갑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

—언제부터 노조 설립을 준비했나.

“한 달 정도 준비했다. 사실 그 전부터 노조 설립 시도는 계속 있었다. 다만 게임회사 중에서도 유독 경직된 군대식 조직문화 탓에 설립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런데 이런 문화가 점점 심해지더라. 어느 날 한 경영진이 4000여명이 참석한 직원 간담회에서 노골적으로 ‘재택하고 싶으면 퇴사하라’는 일론 머스크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직원들을 배려하지 않는 거다. 임금 문제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에겐 세계 경제가 좋지 않아 연봉 인상이 어렵다고 해놓고선 임원들은 성과급을 받아가더라. 한 배를 탄 건데 왜 누구는 힘들고 누구는 좋은 건지, 문제 의식에서 시작했다.”

—민주노총 화섬노조를 상급노조로 선택한 이유는.

“아이티(IT) 노조 운영 경험이 많고 연대할 게임회사 노조가 많아서 선택했다. 게임업계의 노조 결성률은 매우 낮다. 노조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노조 결성 자체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설립 준비부터 설립 당일까지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노조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 우리 사정을 잘 아는 동종업계 노조가 있다보니 연대하기 훨씬 좋다고 판단했다.”

—업계 내 불법 연장근로, 권고사직, 대기발령 등 문제가 심각하다.

“당장 지금도 크런치 모드(장시간 노동을 일컫는 말)를 진행 중인 몇몇 부서는 새벽 1∼2시에 퇴근한다. 간혹 일이 일찍 끝나더라도 일정 시간까지 퇴근을 못 하는 등 부조리가 만연하다.

프로젝트가 와해하면 데브 서포트팀(Dev support·이른바 대기발령팀)에서 대기발령을 받는데, 다른 부서로 이동까지 과정이 재입사에 가까울 정도로 힘들다. 정규직으로 입사하더라도 고용 안정을 보장받지 못하고 재취업에 준하는 험난한 과정을 겪는 셈이다. 앞으로 고용안정 보장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우주정복의 목표가 있다면.

“사실 우리 회사가 조그만 회사는 아니다. 그래서 법정 근로시간 초과 근무시 이를 막는 사내 시스템은 어느정도 갖춰져 있다. 다만 시스템이 있더라도 조직문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임원 중심의 관료적, 군대식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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