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회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2023 라이더 대행진'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법원 결정에 따라 참석 오토바이 100대가 행진을 벌이며, 여의도에서 출발해 원효대교를 건너 이촌, 녹사평을 지나 대통령실 앞까지 행진한다. 총 구간은 11km이고 하위 1개 차로에서 행진할 예정이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배민(배달의민족)발 임금삭감 사태 막아달라. 배달노동자도 최저임금 보장해달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라이더유니온)가 배민의 기본배달료 삭감 철회를 요구하며 10일 하루 파업에 나섰다. 배달노동자 10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 인근 도로에 오토바이를 세운 채 집회를 한 데 이어 오토바이를 타고 용산 대통령실 앞 전쟁기념관까지 행진에 나섰다.
배민을 상대로 한 배달노동자 파업은 이날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도 24시간 파업을 진행했다. 배달노동자들의 연이은 파업은 배민이 최근 건당 기본배달료를 3천원에서 2200원으로 낮춘 데 따른 것이다. 노조 쪽은 지난 8개월간 배민과 교섭을 진행하며 9년 동안 건당 3천원으로 유지된 기본배달료를 올려달라고 요구했으나 회사 쪽은 이를 거부하고 되레 낮췄다. 노조는 이런 배민 결정에 항의해 기본배달료 인상을 비롯해 △생활임금 보장 △라이더 자격제, 대행사 등록제 △업무 배정 알고리즘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배민은 꿈쩍도 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5일 파업에 맞대응해 오히려 배달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애초 배달노동자 파업으로 ‘배달 대란’ 우려가 있었지만, 현장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예비 라이더’들이 이들 업무를 대체한 탓이다. 최근 배민은 예비 라이더 규모를 키웠다. 배달플랫폼노조 소속 김정훈 배민분과장은 “(배민이 확보한) 예비 라이더가 수십만명은 될 것”이라며 “배달노동자도 최저시급을 보장해야 한다면 배민이 그렇게 사람을 뽑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은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 수행을 위해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쟁의행위 기간 동안 대체근로를 금지하는 건, 헌법상 노동자 단체행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배달노동자처럼 종속적인 근로계약을 맺지 않아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의 범위가 모호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상당수는 해당 조항 적용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석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배달노동자 파업 때 예비 라이더를 대체 투입하는 건 노조의 쟁의행위를 보호하려는 법의 취지를 훼손하는 탈법행위로 볼 수 있다”며 “노조법이 (사업장에 출퇴근하는) 노사관계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탓에 특수고용직인 배달노동자 노조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